[탈모 동의보감] 2030 여성탈모, 그 견딜 수 없는 괴로움

입력 2010-07-15 12:11

글·강대희 원장(구리시 약침한의원)

[쿠키 건강칼럼] 20대 여성 A씨는 평소 위가 약해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해지고 명치 밑이 답답하면서 오후에는 속이 쓰리고 1주일에 3~4회 구토하는 증상이 있다. 또 식욕이 별로 없어 하루에 한두 끼 식사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녀는 추위를 많이 타며 손발이 차고 자주 어지러운 증상이 있다. 8년 전부터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고 머리가 많이 빠지더니 앞머리 쪽으로 두피가 비쳐 버스나 전철에서 앉아있기가 민망해졌다. 오랜 만에 만난 친구가 머리가 더 빠진 것 같다고 하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30대 여성 B씨는 사무직에 근무하는 직장여성인데 업무상 스트레스가 많다보니 수면장애가 생겼다. 평소 잠드는데 1시간 이상 걸리고 자다가도 조그만 소리에 쉽게 깨며 깨고 나면 다시 잠들기 어려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불안하며 초조할 때가 많았다.

그러더니 3년 전부터 모발이 가늘어지고 아침에 일어나면 베개에 머리가 빠져있고 머리를 감을 때와 평소 머리를 만질 때 머리가 술술술 빠지는 것이었다. 앞머리와 옆머리가 많이 빠지다보니 대머리가 되는 꿈도 꾸게 됐다.

20대 여성 C씨는 평소에 혈액이 부족해 손발이 차고 자주 어지러우면서 눈이 피로하고 손발이 자주 저리는 증상이 있었다. 외모에 민감한 여대생이다 보니 체중을 줄이기 위해 저녁을 거의 먹지 않고 줄넘기와 달리기를 했다.

그런데 체중이 빠지면서 앞머리 쪽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탈모가 진행된 후 1년이 지나고 나니 앞머리 두피가 보이기 시작해 다른 사람이 자기 머리만 보는 것 같고 마음이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이 분들처럼 필자를 찾는 탈모환자 가운데에는 20·30대 여성들이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여성탈모 증가율은 73%로 남성 증가율 49%를 크게 앞선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여성은 28세경 근육과 뼈가 단단하고 신체가 건강하며 모발도 건강한 때다.

그런데 외모와 이성에 민감한 20·30대에 탈모가 나타나 50·60대 여성처럼 두피가 훤히 비치게 되면 부정적이고 우울한 마음, 위축되고 다른 사람이 내 머리만 보는 것 같은 생각, 수치심에 더해 여자 대머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더구나 젊은 세대의 여성, 미혼여성의 경우 마음의 병은 더 깊다.

20·30세대 여성탈모의 원인은 스트레스, 지나친 염색과 파마, 음주, 무리한 다이어트, 학업·업무상 과로, 소화불량, 수면장애, 혈액부족인 경우가 많다.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자주 염색하면 모발뿐 아니라 두피도 손상을 입는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혈액부족을 유발해 탈모를 일으킨다.

얇아진 두피를 치료하기 위해 두피의 경혈에 약침요법을 시술한다. 약침요법을 시술하면 두피로 혈류량이 증가하고 두피가 두꺼워져 모발이 힘 있고 굵어지며 윤기 있게 되고 새로운 모발이 올라온다.

탈모기간과 범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침요법을 10~15회 시술하면 탈모량이 현격하게 감소되며 10~20회 시술하면 새로운 모발이 올라온다. 모발이 1㎝정도 자라면 까맣게 되고 모발이 3~4㎝ 정도 자라면 굵어진다.

소화불량이 원인인 경우 중완, 족삼리, 합곡에 침을 시술하고, 산사, 신곡, 창출을 처방한다. 수면장애가 원인인 경우 신문, 내관, 심수에 침을 시술하고 산조인, 죽여, 원지를 처방한다. 혈액부족이 원인인 경우 삼음교, 간수, 관원에 침을 시술하고 당귀, 숙지황, 하수오를 처방한다.

2030세대 여성탈모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느끼는 점은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지 않는 분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음식을 섭취하면 비위를 통해 혈액을 생성하게 된다.

섭취하는 음식이 감소돼 혈액이 부족해지면 두피로 가는 혈류량도 적어져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량이 증가되므로 규칙적인 식사가 탈모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젊은 나이에 탈모가 생기면 새로운 스트레스가 되고 불안한 마음은 물론 수치심, 우울증 등이 생길 수 있지만 탈모의 원인을 알고 생활습관을 바꿔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다시 이전의 건강한 모발로 돌아갈 수 있다.

오랜 여성탈모로 모발이 가늘어지고 두피가 비치는 경우에도 약침요법과 침 시술, 한약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으니 희망을 갖고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자. 이 글이 탈모로 고통하며 절망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