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기승부리는 ‘수족구’, 면역력이 해답

입력 2010-07-15 11:45
수족구, 허판자이아, 홍역 등 면역력 높이고 위생습관 철저히 하는 것이 대책

[쿠키 건강] 올 들어 국내에서 수족구병에 의한 첫 사망자가 나와 엄마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해엔 2명이 수족구병에 의해 사망했다. 이러한 수족구병은 올해에만 99만건이 발생해 모두 537명이 숨진 중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대만, 홍콩에서도 유행 중이며, 주로 10세 이하 소아를 중심으로 여름철에 발생한다.

수족구(手足口)는 말 그대로 손과 발, 입 안에 물집이 잡히는 전염성 질환으로, 고열을 동반하고 입 안에 물집이 잡혀 아이가 잘 먹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주로 장 바이러스의 일종인 콕사키 바이러스나 엔테로 바이러스 등에 의해 감염되며, 생후 6개월에서 만 4세의 영유아에게 잘 나타난다.

◇수족구, 허판자이나, 홍역 등 여름에 기승

하지만 여름에 유행하는 질환이 단지 수족구뿐만은 아니다. 소아과를 찾는 아이들 중에서는 수족구와 비슷한 허판자이나, 헤르페스 구내염 등에 감염된 경우도 있고, 특히 봄철에 유행하던 홍역이 여름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질환들은 대개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한 아이가 발병하면 이내 몇 명의 아이에게 전염되는 일이 다반사다. 이에 아이누리한의원 천안점 박지호 원장은 “각 질환의 잠복기까지 생각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아무리 조심한다 하더라도 질환에 노출된 아이와 함께 있을 위험은 늘 존재한다. 유행 질환을 예방하려면 아이의 면역력을 미리 다져두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한다. 같은 사기(邪氣), 즉 동일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더라도 어떤 아이는 심하게 앓고, 다른 아이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또 다른 아이는 아예 아무 증상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바로 면역력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면역력 다지고 위생 습관 철저히 해야

전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면역력을 다지려면 어릴 때부터 가벼운 감기는 항생제나 해열제 없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좋다. 박 원장은 “항생제나 해열제의 과도한 사용은 외부에서 들어온 병균을 스스로 물리칠 기회를 박탈하고, 더 많이 의존하게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더불어 아이의 건강 상태나 체질에 맞춰 보약으로 기혈의 순환을 돕고 오장육부의 허실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도 필요하다. 박 원장은 “한방에서는 여러 약재를 조합해 면역력을 높이거나 혹은 억제하면서 아이가 자신의 체질과 상황에 맞게 스스로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행병 돌기 전 아이의 면역력을 체크해 개선시켜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면역력 향상과 함께 개인위생에도 철저해야 한다. 전염성 높은 질환이 유행할 때에는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 손뿐만 아니라 아이를 돌보는 엄마, 아빠 역시 마찬가지다.

◇고열과 식욕부진, 탈수 조심

수족구나 홍역, 허판자이나 등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라 대개 돌보기를 잘하면 7~10일 정도면 증상이 호전된다. 문제는 고열과 발진(물집)으로 인해 아이가 힘들어할 수 있다는 것. 고열이 있을 때 우리 몸 안에서 가장 손실이 큰 것은 수분이다. 아이가 충분히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열이 심하고 발진 부위를 가려워하면 금은화, 연교, 우방차, 박하 등의 약재를 써서 피부 표면의 열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한다.

수족구나 허판자이나, 헤르페스 구내염 등은 입 안, 목이 아프기 때문에 아이가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할 수 있다. 수족구의 경우 ‘아이스크림병’이라고 할 만큼 아이가 찬 것을 자주 찾게 되는데, 배앓이가 걱정되는 어린 아이라면 시원한 물을 자주 먹이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인 후 미지근한 물을 마시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너무 뜨거운 것, 신 것, 거친 것, 매운 것, 짠 것 등은 아이의 입 안과 목을 더 아프게 할 수 있으므로 부드러운 유동식을 미지근하게 해서 먹인다. 전염성이 강하므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은 쉬게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