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실제 뇌 발달에 영향”

입력 2010-07-15 10:17
서울대병원 권준수교수팀 “대뇌 전두엽등 집중 발달”

[쿠키 건강] 대표적인 두뇌스포츠 바둑이 실제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팀은 2007년 6월부터 1년 동안 한국기원 소속 젊은 바둑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MRI영상인 확산텐서영상 등으로 뇌를 촬영한 결과 일반인에 비해 대뇌 전두엽과 변연계, 대뇌피질 하부를 구성하는 시상 등이 집중적으로 발달돼 있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 영역은 집중력, 작업기억, 수행조절능력 및 문제해결력 등 인지기능을 발휘하는 데 중요한 대뇌구조들이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장기간 바둑훈련을 한 사람들의 경우 이러한 구조들 간의 정보전달이 일반인에 비해 보다 효과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확산텐서영상기법은 고위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각 영역들을 연결해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역할을 하는 백질다발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영상화할 수 있는 최신 뇌구조 영상기술이다.

바둑전문가 집단에서 보이는 하부 측두엽 백질 영역의 발달은 하나의 기술을 장기간 수련한 ‘장인’들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으로 일반인들은 기억이 하나하나씩 저장되는 데 비해, 전문가들은 패턴 자체를 통째로 측두엽에 담아놓고 저장하게 된다.

또 바둑전문가들은 비언어적인 공간적·시간적 정보를 주로 처리하는 우측 뇌의 전두엽-피질하부 영역 회로가 일반인에 비해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바둑전문가들이 반복적인 바둑 수련을 통해 시·공간적인 정보처리 능력을 효율적으로 빠르게 발휘하도록 훈련이 돼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권 교수는 “바둑전문가들에게서 대뇌 우반구의 백질이 좌반구보다 상대적으로 더 발달돼 있는 결과는 바둑이 공간적 특성과 연관돼 있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 두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두뇌계발의 교육적인 목표와 인지기능에 연관된 여러 장애들의 치료성과 증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실험에 참가한 바둑전문가는 평균연령 17세로 남자가 14명, 여자가 3명이었으며 평균 12년 정도의 기력을 가지고 있었다. 9명은 프로기사이며 나머지는 연구생 신분이었다. 이 연구결과는 뇌영상학 분야의 저명한 잡지인 뉴러이미지(Neuroimage) 8월호에 게재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