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 여름에 해도 괜찮을까?

입력 2010-07-14 15:33

계절보다는 관절염 진행속도나 상태에 따라 수술시기 결정해야

[쿠키 건강] #퇴행성관절염 말기로 심각한 무릎통증을 앓아 온 최모(65·여)씨는 최근 관절전문 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 받았다. 하지만 수술이 두렵기도 하고 갑자기 무더워진 날씨 탓에 수술부위에 염증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 최 씨는 수술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그러나 극심한 통증으로 밤잠을 못 이루는 것은 물론이고 휘어진 다리로 걷는 것조차 힘이 들어 집밖을 나가지 못해 최근 우울 증상까지 겪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름에 수술하면 절개부위가 덧나거나 상처가 아물지 않아 여름철 수술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수술시기에 대해 계절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관절척추특화 바로병원 정진원 원장은 “염증을 일으키는 균은 인체 안에 있기 때문에 여름, 겨울 등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수술시기를 정하는 것은 계절에 좌우되기 보다는 질환의 진행속도나 상태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절부상이나 관절염 환자의 경우 여름을 피해 수술하겠다는 생각으로 수술시기를 미루다 상태가 더욱 악화돼 시원한 계절을 기다려온 보람도 없이 오히려 더 큰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관절통증이 극심하고 다리의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관절염 말기 환자들은 인공관절 수술을 미룰 경우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만큼 삶의 질이 저하되고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퇴행성관절염 말기에 적용되는 인공관절수술은 관절염으로 인해 손상된 무릎 관절을 특수 제작된 인공관절물로 대체해 주는 수술이다. 기존 수술법은 무릎 절개부위가 15~20cm가량이었으나 최소침습 수술법을 적용하면서 8~10cm 절개로 근육손상과 출혈량을 줄여 회복이 빨라졌다.

또한 항해술로 이용되던 컴퓨터네비게이션 기법이 인공관절수술에 적용되면서 환자의 관절조건과 해부학적인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시켜 수술 시 오차없이 다리뼈 정렬축과 관절면을 정확하게 계측하고 삽입해 수술의 정확도가 높아졌다.

특히 최근 일부 병원에서는 전 수술실에 무균시스템을 도입하고, 특수 수술복인 우주복을 착용함으로서 수술 시 감염균의 침입을 차단하고 있어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 등 계절에 관계없이 최상의 상태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빠른 회복을 위한 수술 후 조치와 재활프로그램도 중요한 요소다. 수술 후 환부에는 방수용 드레싱을 사용해 여름에 땀을 흘리거나 샤워를 하는 데에도 전혀 지장이 없다.

정 원장은 “회복기간 동안 무릎 부위가 시큰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날씨가 추울 경우에는 통증의 정도가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차가운 기운이 신경을 자극하고 조직을 수축시켜 관절 주변 혈액순환이 악화되면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며 “따라서 날씨가 춥지 않은 여름철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게 되면 오히려 회복 중 통증이 덜 하게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