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 이상 마른기침 계속된다면… 질환 의심해야

입력 2010-07-13 07:39

[쿠키 건강] 4계절 내내 마른기침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잦은 기침을 가벼운 감기나 흡연 탓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기침은 폐로 들어온 이물질이나 폐에서 만들어진 노폐물 등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우리 몸의 보호작용이다. 하지만 장기간 기침을 계속하게 되면 기관지 점막에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요실금, 늑골골절 등을 유발한다. 또한 잦은 기침은 밤잠을 설치게 하는 등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급성 호흡기 감염, 인두염, 기관지염 등의 질환을 앓고 난 후에는 ‘아급성기침’이라고 해서 3~8주 정도 기침이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8주 이상 기침을 계속하면 ‘만성기침’으로 보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기침 이외에 열·두통·근육통·가래 등 다른 증세가 없다면 감기와는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침마다 콜록콜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최근 중년 남성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늘고 있는 COPD 역시 심한 기침을 동반한다. 하지만 이 질환을 앓고 있는 남성들 대부분이 흡연을 하기 때문에 단순히 담배 탓으로 생각하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COPD는 기침과 천명, 가래 등이 주요 증상이다. 또 반복적으로 폐에 감염이 생기거나 호흡곤란 증상을 겪기도 한다. 일반인들의 경우 COPD와 천식을 혼동하기 쉽다. 세란병원 내과 박상미 과장은 “천식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곳에 노출되거나 밤에 증세가 악화되지만, COPD는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을 거의 항상 느끼며 아침이면 기침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심할 경우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호흡량이 크게 부족해진다. 때문에 운동은 물론 수면장애를 겪는 등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심하면 탈진상태에 이르거나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며 때문에 흡연을 하는 중년 이상의 남성들이 호흡곤란과 기침 등의 증상이 있으면 폐기능 검사를 통해 COPD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박상미 과장은 “흡연자는 1∼2년에 한번, 비흡연자는 3∼4년에 한번 폐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누워있을 때나 밤에 기침이 심해진다면? 후비루 증후군

후비루증후군은 축농증, 비염 등의 질환으로 콧물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목 뒤로 넘어가 기관지로 흘러드는 들면서 기침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감기나 비염이 걸리기 쉬운 겨울철에 주로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으면 계절과 상관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후비루증후군은 누워있거나 밤이 되면 증세가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이 질환은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나타나며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축농증 같은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기침과 함께 소화불량증세가? 역류성 식도염

소화기 질환인 ‘역류성 식도염’이 심해지면 기침을 유발된다. 이 질환은 위와 식도 사이에 위치한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져 생기는 질환이다. 괄약근이 제 역할을 못해 위 속의 음식과 함께 위산이 역류하면서 식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게 되고 통증과 소화불량을 일으키게 된다.

이때 목으로까지 넘어 온 물질은 대부분 다시 식도로 넘어가지만 일부가 기도로 잘못 흘러들어가 기침을 일으킨다. 박 과장은 “호흡기 질환의 문제가 없더라도 계속해서 기침이 유발되고 신트림. 명치끝의 화끈거림 등이 계속될 때는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