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로이드 체질 각별한 주의 필요… 시술후 재발 방지 위한 꾸준한 치료·관리 중요
[쿠키 건강] “피어싱은 중독과 같았다.” 개그우먼 신봉선이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학창시절의 에피소드를 털어 놓으며 던진 말이다. 개그맨 김태현이 2003년 신봉선을 처음 봤을 때, 얼굴 모든 부위에 피어싱 아이템을 하고 있어 그 모습이 흡사 ‘아마존의 눈물’ 같았다고 할 정도로 그녀는 피어싱의 광팬이었다.
피어싱은 1990년대 해외 유명스타들이 패션 아이템으로 시작한 이래, 타투(Tatoo, 문신)와 함께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져 현재 우리나라의 피어싱 인구는 1~2%로 추산될 정도다. 더욱이 최근에는 ‘미드(미국드라마)’ 열풍 속에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를 비롯해 유명 스포츠 선수들도 문신과 피어싱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도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켈로이드(Keloid) 체질인 사실을 간과하고 피어싱을 하게 될 경우, 자칫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올 여름 멋지고 건강한 패션니스타를 위해 전문의의 도움말로 켈로이드에 대해 알아본다.
◇켈로이드, 유전적 체질 원인
켈로이드(Keloid)란 피부에 염증이나 상처가 생기면 상처가 아물면서 원래의 상처 크기보다 더 크게 과잉으로 섬유조직이 증식돼 붉은 색의 흉이 만들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흑인종과 황인종이 백인보다 염증이나 상처에 의해 켈로이드가 생기기 쉽다.
켈로이드가 생기는 주요 원인은 유전적인 체질 때문이다. 켈로이드 체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피부에 염증이나 상처가 생기면 켈로이드 흉이 생긴다. 켈로이드가 잘 생기는 부위는 주로 턱, 입주위, 등, 앞가슴, 흉골 부위다. 어깨에 예방주사를 맞거나, 귀를 뚫은 부위에 혹처럼 생기기도 하고, 여드름을 앓고 난 다음 등이나 가슴에 나비 모양으로 붉게 튀어 나오기도 한다. 또한 종기나 수술 받은 자리, 특히 심장수술을 받은 자리에도 잘 생긴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 로션이나 연고 발라 염증 방지해야
그러나 상처 부분이 부풀어 올랐다고 모두가 켈로이드는 아니다. 보통 튀어나온 상처의 80~90%는 비후성 반흔으로, 흉터가 2~3년 이상 지속되다가 조금씩 줄어들기도 한다. 이 흉터도 완전히 치료하기는 힘들지만 켈로이드처럼 주변의 정상적인 부위까지 번지지는 않는다.
켈로이드는 체질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방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켈로이드가 잘 생기는 부위에 되도록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켈로이드가 잘 생기는 부위는 가능하면 수술 자국을 남기지 않는 것이 좋다.
일단 켈로이드가 생기면 가려워서 무의식적으로 긁어 피가 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여름이 되면 땀이 많이 나서 더 가려워지므로 자주 닦고 건조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가려움증을 줄여주는 로션이나 연고를 사용하고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냉동복합치료법, 켈로이드 재발률 낮춰
켈로이드는 완전히 치료가 되지 않는 체질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일단 켈로이드가 생겼다면 완치보다는 증상을 완화시키고 미용적으로 개선시키는 데 치료 목표를 두게 된다.
켈로이드는 재발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으로 꾸준히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단시간의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며 복합치료로 어느 정도 상처가 가라앉으면 필요에 따라 병변의 크기나 기존의 치료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실리콘 시이트, 켈로코트, 듀오덤, 실리콘겔 등을 부착해 켈로이드 부위를 압박시켜 주는 압박요법, 먹는 약을 복용하는 경구요법, 콜라겐 합성을 억제시키는 약물을 켈로이드에 주입하는 주사요법 등은 비롯해 외과적 절제술, 고주파 수술, 레이저 치료, 냉동 수술, 냉동 치료, 방사선 치료 등 다양한 시술법이 등장했다.
켈로이드 치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재발률’이다. 이를 낮추기 위해 도입된 냉동복합 치료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연세SK병원에서 2009년 켈로이드 흉터 환자 18명(28례)에게 냉동복합치료를 시행한 결과, 6개월 이후 흉터의 크기가 평균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술부위는 각각 앞가슴(12건), 어깨(8건), 귀(4건), 다리 및 복부(각 2건)로, 냉동치료와 주사요법, 실리콘 시트 요법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치료했다.
이 냉동복합치료 후 12개월 이상 추적 조사한 결과 부위별로 귀에 있는 켈로이드는 한 건도 재발하지 않았고 다리 복부, 어깨, 앞가슴 순으로 결과가 좋았으며, 전체적인 재발률은 기존 치료법이 약 80% 이상인 데 비해 40% 미만으로 낮았고, 일부 재발했던 부분적인 병변도 반복 치료 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SK병원 심영기 원장은 “냉동복합치료법은 외과적 절제술이나 국소 주사요법 등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치료 효과는 높이고 재발률은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면서 “켈로이드는 체질적이며 재발이 잘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흉터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흉터를 줄이고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여름철 피어싱, 귀에 혹이 웬말?
입력 2010-07-09 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