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로 구강 내 침 분비가 줄어들면 세균활동력↑, 면역력↓
[쿠키 건강] #박모(39)씨는 최근 잦은 야근과 술자리로 인해 너무 지쳐 있다. 더구나 잇몸이 붓고, 찬물을 마실 때면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에 머리까지 아프다. 일단 임시방편으로 잇몸약을 먹으며 견뎠지만 밤잠을 설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참다 못해 결국 치과를 찾았다. 치과 전문의는 기존에 갖고 있던 치주염이 스트레스로 인해 심각해 졌다는 진단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지만 과도할 경우 위장장애, 피부병, 탈모증, 수면장애, 과민성 증상, 정신장애 등 여러 질병을 유발한다. 그리고 이런 스트레스는 치과 질환과도 상당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 지난 2008년 브라질 다이아네 페로소 박사는 연구논문을 통해 지금까지 발표된 스트레스와 치아건강에 관한 연구논문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 불안, 우울, 외로움 등 심리적 요인들이 치과질환과 밀접한 연관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어떤 치과 질환을 유발하는지 알아보자.
◇스트레스로 아드레날린 생성, 침 분비 줄어들어 충치유발
스트레스와 충치의 관계는 침에서 찾을 수 있다. 심리적 긴장으로 불안이 심화되면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근육이 긴장되고, 구강 내 침의 분비량이 80%까지 급격히 줄어든다. 사람의 침에는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침의 분비량이 줄어들면 입안이 말라 세균의 활동력이 증가하고 침에 의한 자정작용이 약해지게 된다. 또한 면역력과 저항력이 약해져 세균의 활동력이 높아지게 되고 충치가 생기는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약화돼 치주질환 증상 심해져
잇몸질환은 성인의 약 80%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평소에는 별 증상이 없어 모르고 있다가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보험전문 클리닉 보아치과 이승준 원장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아드레날린 분비가 촉진되고, 인체의 저항력이 약화돼 치주염을 야기할 수 있고, 잇몸 혈관을 수축시켜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방해하며, 치석도 많이 생기게 돼 치주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아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가는 습관이 지속되면 치조골에 큰 힘이 가해져 치아가 흔들리거나 치조 농루(치주조직의 만성진행성 질환)를 악화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이를 악 물거나, 이를 가는 행동으로 턱 관절 장애 올 수도
스트레스는 턱 관절장애에도 영향을 미친다. 턱 관절장애는 턱 관절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근육의 과도한 긴장에 의해 관절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경우 나타난다. 본래 치아는 음식 씹을 때를 제외하고 윗니와 아랫니가 딱 붙지 않은 채 1~3mm 정도 떨어져 있는 안정공간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 안정공간은 턱의 저작근이 가장 이완된 상태로 치아와 턱의 휴식에 가장 좋은 조건을 제공한다. 그러나 스트레스로 인해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가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되면 안정공간이 사라지게 되고, 턱 관절에 통증이 생기며 턱을 움직일 때마다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 또한 입을 벌리고 다물 때 비뚤어지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정서적 안정이 먼저, 꼼꼼한 양치는 필수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치아를 꼭 물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스트레스를 삶의 활력소로 전환시키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식사 후 잊지 말고 양치하는 것을 잊지 말고, 음주 후에도 반드시 양치를 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이 원장은 “밤에 나타나는 이 갈이는 완전한 무의식 상태에서의 습관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줄었는데도 차도가 없다면 치과를 방문해 점검을 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매일 받는 스트레스, 치아는 안전할까?
입력 2010-07-09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