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P 주사가 만병통치약?… 무분별 확산 우려

입력 2010-07-08 10:10
[쿠키 건강] 최근 치료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PRP(혈소판 풍부 혈장)요법이 일부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피부과를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회당 30만원을 호가하는 주사를 3~5회에 걸쳐 맞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PRP는 자신의 혈액에서 상처치유과정에 관여하는 혈소판이 많이 모여 있는 혈장 부분만 고농축 시킨 혈장을 말한다.

일부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에서는 PRP요법을 통해 척추, 어깨, 무릎을 비롯한 관절질환 전반을 치료할 수 있고, 피부과에서는 피부재생 및 근본적인 노화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환자들에게 치료효과를 과장되게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치료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점, 고가의 비용 등의 이유를 들어 치료 결정에 신중을 기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재활의학과 서경묵 교수는 PRP요법이 같은 치료효과를 내는 치료법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고 지적한다. 서 교수에 따르면 2009년 미국립보건원(NIH)은 PRP 요법과 전혈주사(Hole blood Injection), 포도당 주사를 통한 인대증식치료인 프롤로테라피의 치료효과를 비교한 결과 손상 연골 치료효과가 세 가지 모두 약 80%로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환자가 부담하는 치료비는 PRP가 다른 두 치료법의 약 3배 수준으로 높다는 것이다.

관절 전반에 대한 치료효과도 부위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초 미국정형외과학회에서 PRP요법이 견관절손상 중 테니스엘보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하지만 어깨회전근개파열 등 기타 견관절손상에 대해서는 아직 입증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PRP요법은 관절뿐만이 아니라 피부 치료에도 사용된다. 하지만 피부과 영역에서 PRP요법의 치료효과는 논문으로 검증된 바 없다. 보라매병원 피부과 이종희 교수(서울의대)는 “피부세포에 실험을 해봤을 때 미백과 피부재생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인체 실험 후 조직 검사결과를 나타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데이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PRP요법이 인체에서 어떠한 기전으로 미백과 피부재생에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으며 장기간 사용했을 때 부작용 여부도 알 수 없다. 다만 임상에서 이를 적용했을 때 피부 개선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혈액에서 혈소판이 많이 모여 있는 혈장 부분만 원심분리해서 PRP 주사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염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