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알면 음주량, 음주 속도, 음주 빈도 등 파악할 수 있어
[쿠키 건강] 음주자의 성격을 알면 음주문제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성격 유형에 따라 음주스타일도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성격을 알면 음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논문에서는 “성격 특성을 고려하여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음주가 아닌 다른 대안적인 대처방식을 사용하고 훈련하고 또 분노와 같은 감정을 적절히 표출해 낼 수 있도록 감정표현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음주문제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에서 지난 2005년 내원환자 450명을 대상으로 음주 스타일과 성격을 분석한 결과, 겉으로는 활력이 넘쳐 자주 술을 마시는 성격 유형의 경우 35%가 주사를 부리거나 음주문제를 일으키는 등 알코올의존증으로 빠질 소지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다사랑병원 이무형 원장은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음주치료법도 다르다. 자신의 음주 스타일과 성격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좋다”며 “음주 문제는 비단 한 개인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는 만큼 음주 전 자신의 음주 성향을 살펴보고 과도한 음주를 스스로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주 성향, 성격이 좌우한다
음주자의 성격유형을 파악해 봄으로써 음주문제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고 또 각각의 성격 유형에 따른 효율적인 예방적 접근방법을 판단해 볼 수 있다. 나는 어떤 성격인지, 또 음주습관은 어떤지 스스로 파악해보자. 자신의 스타일을 파악한 뒤 본인에게 맞는 음주문제 예방법을 알아보자.
△음주문제가 심각한 성격 유형
#수동-공격형= 늘 우울하고 기분이 침체돼 있다. 그렇다 보니 평상시에는 온순한 양 같다. 자신감이 없고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조용하고 신중해 보이지만 술을 먹게 되면 금세 포악한 늑대처럼 돌변한다. 화가 났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제때 풀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계속 쌓아놓고 있다가 술을 마시고서야 비로소 표출한다. 평상시 꾸물거리고, 핑계가 많다. 또 의존적 관계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자기주장도 없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말하지도 않는다. 이런 성격이 술과 관련된 음주문제를 가장 많이 일으키게 된다.
효과적인 치료로는 ‘자기주장 훈련’ 법이 있다. 자기주장 훈련은 소극적인 성격이나 부끄럼을 극복하도록 하는 훈련이다. 일반적으로 6단계로 문제해결을 한다. 먼저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1단계)를 갖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는 음주로 인해 생긴 문제를 확인한 뒤(2단계), 음주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해결방법을 생각해보고 평가한다(3-4단계), 이후 술자리를 줄이겠다, 술을 마실 때에는 소주 1잔만 마시겠다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행하고(5단계),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신의 반성과 실행 행동에 대한 평가를 하는 순(6단계)으로 한다. 이 방법을 이용해서 자기 스스로 혹은 가족, 친구의 도움을 받아 음주를 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알코올전문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반사회형 유형= 참을성이 부족하고 공격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행동이 먼저 앞서 나가는 스타일. 충동적 성향이 매우 강하며 남에게 지고는 못사는 성격 탓에 한 번 술자리를 하게 되면 많은 양의 음주를 하게 되고 1차로는 왠지 허전함을 느낀다. 무조건 3차 이상 가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알코올의존증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다. 주위에서는 화끈하다, 매력적이다 하며 호감을 주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음주에 있어 문제가 많은 스타일이다.
이런 사람일수록 알코올에 대한 내성(술을 마실수록 음주량이 늘어가는 현상)이 증가해 술에 대한 조절능력을 상실하고 급기야 알코올의존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일정기간 단주는 가능하나, 조절능력이 상실돼 있기 때문에 한 번 음주하게 되면 술잔을 놓기가 힘들어 며칠 동안 계속 음주를 하게 되고, 심지어 혼자서도 폭음하는 경향이 높아져 대인 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고, 건강 및 사회경제적 손실까지 초래하게 된다.
이런 유형은 화-분노 관리와 충동조절 훈련 등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술에 대한 갈망을 줄이는 항갈망제 약물을 복용하거나 한방의 단주침, 단주부황, 단주탕 등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들 유형은 고음주군으로써 술을 많이 마시게 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음주문제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큰 만큼 몇 가지 구체적인 실천지침이 요구된다.
먼저 ▲급하게 마시지 않으며, 시간을 갖고 천천히 마셔야 한다 ▲또 술은 1차에서 끝내는 것이 좋다. 2차를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중간에 1시간 이상 비알코올성 음료를 마시며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음주량은 가능한 한 각 주종별 표준잔으로 2잔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매일 계속해서 술을 마시지 말고 최소한 1주일에 2일은 ‘술 없는 날’로 정해야 한다 ▲독한 술은 희석해서 마시도록 한다 등을 실천해야 한다.
△음주 문제가 덜 심각한 성격 유형
#수동-의존형= 심리적 불안감을 늘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매우 순종적이고 사회 질서도 잘 지킨다. 혼자 있을 때에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술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지만 주위의 압력 때문에 할 수 없이 술을 마시게 되며 일단 술을 마시면 폭음하는 경향이 있다.
#기분 고양형= 평소 쾌활하고 낙천적이며 자신감이 넘치고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유형이다. 기분전환이나 친목도모 등을 위해 가벼운 정도의 음주만 하기 때문에 음주량도 적으며 음주문제를 일으킬 확률도 매우 낮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음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확률은 그리 높지 않지만, 폭음이나 알코올의존증 성향이 있는 만큼 술에 대한 기대감을 원예나 미술, 요가 등 본인에게 맞는 취미생활과 봉사활동 등으로 대처해 나가는 단주 의지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다사랑병원 이무형 원장, 다사랑한방병원 심재종 원장>
성격 알면 ‘술버릇’ 고칠 수 있다
입력 2010-07-06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