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관절, 근육보존 인공고관절 치환술로 ‘탈출’

입력 2010-07-06 11:03

근육·인대 보존, 회복기간 짧아… 과도한 음주·생활습관 개선해야

[쿠키 건강] #얼마 전 병원을 찾은 김슬녀(62·여)씨는 화장실에서 청소를 하다 미끄러운 바닥 때문에 넘어져 고관절(엉덩이)부위에 큰 부상을 입었다. 단순한 타박상으로 생각하고 물리치료만 수차례 받아온 김씨는 통증이 계속되면서 뒤늦게 전문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퇴행성 고관절염이 꽤 진행된 상태에다 넘어지는 충격으로 인해 연골이 대부분 망가져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만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엉덩이는 허리와 더불어 우리 몸의 중심에 위치한 중요한 부위다. 특히 고관절부위는 골반뼈와 넓적다리뼈를 잇는 관절로 하반신 움직임에 결정적인 역할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기본적인 활동이 어려워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지게 만든다. 대부분의 관절염 환자가 무릎환자지만 최근엔 매년 퇴행성관절염, 외부 충격으로 인한 외상, 잘못된 생활 습관 등으로 고관절 질환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으로 중년 남성에게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중년 여성에게는 ‘퇴행성고관절염’이 주로 나타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골반뼈와 맞닿고 있는 넓적다리뼈 끝부분, 즉 대퇴골두에 피가 통하지 않아 뼈가 죽는 현상으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 고관절염’은 다른 부위 관절염과 비슷한데 노화에 따른 관절 노화, 충격으로 인한 외상, 쭈그려 앉는 자세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병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관절을 지탱하고 보호해줄 근육량이 적어 퇴행이 빨리 오며 과체중, 상체비만 등의 신체 조건으로 관절에 부담을 많이 준다.

이처럼 고관절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관절내시경, 인공관절수술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관절 증상은 초기에 발견이 어렵고 허리 통증과 유사해 허리 디스크로 오인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큰 병으로 번진 경우가 많다. 자기 자신의 연골을 살릴 수 없을 때 인공관절 치환술을 하게 되는데 근육보존 최소절개 인공관절수술은 엉덩이 관절에 영향을 미치는 근육과 인대를 보존해 안정성은 물론 환자들의 상처, 출혈, 회복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있다.

근육보존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수술로, 기존의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이 근육(외회전근)과 인대를 절개 후 봉합해 근육과 인대 손상을 가져와 회복기간이 늦은 것과는 달리 인공관절이 들어갈 피부를 절개 후 외회전근과 인대를 자르지 않고 밀어 젖혀 공간을 마련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획기적인 수술법이다. 때문에 기존 수술법에서 수술 후 6주 이상 탈구 예방을 위한 자세 제한을 실시했던 것에 비해 아무런 행동제약이 없고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을 비롯해 휠체어나 의자에 앉는 것이 가능하다. 또 원래 있던 근육과 인대를 보존했기 때문에 삽입한 인공관절을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으며 수술 후 탈구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은 문제가 생긴 대퇴골두를 절제한 후 특수금속 또는 세라믹으로 된 인공관절 기구를 삽입하게 되는데, 이 기구는 수술 후 약 3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수술시간은 1시간 정도이고, 수술 절개부위는 10cm 내외로 최소 절개해 출혈량과 근육, 인대의 손상이 적어 수술 후 4시간 후에는 보행연습이 가능하며 3~7일 이내면 보조기구 없이 단독 보행이 가능하다. 입원기간은 1~2주면 되고, 한두 달 후에는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또 무균시스템 수술실을 도입해 수술 후 감염의 가능성을 최소화했고 실시간으로 수술 전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하며 기다릴 필요도 없다. 수술 후에는 조기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수술 직후 보행이나 화장실 이용도 가능하다.

관절 전문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근육보존 인공고관절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엉덩이 관절에 영향을 주는 근육과 인대를 자르지 않고 보존해 수술 후 탈구율을 크게 떨어뜨리고 회복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며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고관절 환자들은 과도한 음주와 잘못된 생활습관을 삼가고 장마철 빗길 낙상사고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