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주치의] ⑫아이 복통의 진실

입력 2010-07-05 10:06

[0-5세 아이를 위한 건강육아비법]
<글·최혁용 함소아한의원 네트워크 대표원장>

함소아한의원은 개원 11주년을 기념해 300만 소아진료에서 검증된 자연주의 육아 지침서 ‘함소아 내 아이 주치의’출간했다. 책을 통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주치의인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궁금한 건강 문제를 쉽게 해결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노하우를 알아보자.-편집자주-

[쿠키 건강칼럼] “엄마 나 배 아파” 아이가 하는 이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진짜 배가 아파서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때때로 아이들은 다른 곳이 아파도 혹은 학교에 가기 싫거나 짜증이 나도 배 아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기 때문에 잘 살펴야 한다. 복통은 병이 아니지만 각종 질병의 증상으로 나타나므로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찾는 게 급선무다.

◇이상이 없는데 배가 아프다면?

배가 아프다는 아이들의 90% 정도는 정밀 검사를 해도 특별한 질병을 찾아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정서적인 문제로 봐야 하는데 그렇다고 꾀병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 갖가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실제 아프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이가 친구랑 싸우지는 않았는지, 단체생활은 잘 하는지 등 심적 부담을 느낄만한 일이 없었는지 생활을 체크해봐야 한다. 어른에게 별 일이 아닌 일도 아이에게는 크게 다가와 힘들어할 수도 있는데 이 때 부모가 귀 기울여 들어주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인 안정을 느낄 수 있다. 또 아이의 배를 살살 문질러 주면서 부드럽게 달래다 보면 스킨십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낫기도 한다. 가끔 배에 가스가 차거나 냉할 때 배를 잘 쓰다듬어주면 증상이 가라앉는 경우도 있다.

◇복통으로 신호를 보내는 질병들

만약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토하거나 설사를 하면 장염일 수 있다. 복통이 3시간 이상 계속되고 아이가 자꾸 다리를 구부린다면 맹장염일 가능성도 있다. 이때 처음에는 배꼽 주위, 나중에는 오른쪽 배 아래쪽을 아프다고 하므로 기억해두자. 배가 심하게 아프다가 마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장중첩일 수도 있다. 빨갛고 걸쭉한 변을 본다면 빨리 병원에 가야하는데 만 3세 이상의 아이에게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변비일 때도 복통이 생길 수 있다. 뱃속에 변이 가득 차면 잔변으로 인해 가스가 차면서 통증이 생기는데 유아 복통에서 가장 흔한 원인이다. 변비를 치료하지 않고는 복통이 줄지 않는다. 두 돌 전 아이가 배를 드러내놓고 자면 배가 차가워지면서 배가 아플 수 있다. 이때는 아이 배를 살살 만져주기만 해도 금세 낫는다. 배가 아픈 것은 흔한 증상이지만 3개월 동안 아주 심한 복통이 세 번 이상 반복되면 만성복통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진찰을 받아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 유산균 섭취 복통에 좋아

장은 마음의 거울이라 할 정도로 아이 기분에 따라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평소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올바른 식생활을 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을 하면서 가벼운 체조로 장기를 이완시키는 게 좋다. 채소나 유산균 제품도 장 건강과 면역에 도움을 준다. 우엉, 연근 가은 뿌리채소는 소화, 배설을 원활하게 해 줄뿐 아니라 섬유질 함량이 높아 장 기능 개선에도 좋다. 유산균이 듬뿍 든 김치나 요구르트 혹은 유산균 제제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권장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얼음이나 아이스크림, 음료 등 차가운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을 삼가야 한다. 아이가 찬 음식을 좋아해서 줄이기 힘들다면 먹고 난 뒤 따뜻한 물 한잔으로 속을 따뜻하게 해주도록 하자.

[Tip. 배앓이 줄이는 마사지]

△속이 차서 배가 아픈 경우: 배꼽 주변을 시계방향으로 위에서 아래로 둥글게 원을 그리며 20~30회 마사지한다.
△장 기능이 약해 배가 아픈 경우: 배꼽 양 옆쪽을 10회 정도 꾹꾹 눌러준다.
△평소 잘 체하는 경우: 척추 양쪽을 두 손으로 마사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