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가능성 제시

입력 2010-06-29 09:11
[쿠키 건강]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의 가능성이 제시됐다. 미국 솔트 레이크시티에서 개최된 제57회 북미핵의학회(SNM, Society of Nuclear Medicine)에서 치명적 신경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을 위한 새로운 영상 진단제, 프로베타벤(Plorbetaben)이 소개됐다.

바이엘쉐링제약에서 개발 중인 프로베타벤은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한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에 침착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 가능케 함으로써 조기 진단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현재 개발 중인 대부분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베타 아밀로이드의 침착을 막거나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실제로 프로베타벤은 스위스계 바이오 제약사인 에이씨 이뮨(AC Immune)에서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백신, ACI-24 개발을 위한 임상에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바이엘 프로베타벤 제 2상 임상 시험은 미국, 독일, 호주 등 3개 대륙, 18개의 센터에서55세 이상의 81명의 알츠하이머병 의심 환자들과 69명의 건강한 대조군을 대상으로 플로베타벤을 정맥 투여한 후 PET 검사를 통해 육안으로나 수치적으로나 플로베타벤이 알츠하이머병을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그 결과, 플로베타벤의 뇌 내 흡수 유형을 근거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일반인으로부터 식별해낼 수 있음이 입증됐다.

독일 Leipzig 대학의 핵의학과 과장이자 이번 임상의 책임 연구자인 오사마 사브리(Osama Sabri)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과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인지 테스트와 같은 현재 사용되는 진단방법들은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때는 이미 환자가 뚜렷한 인지장애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뇌 침착 정도를 영상화하는 것은 여러 치매 질환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을 구별해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 있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확진을 위해서는 환자 사망 후 부검을 통해 환자의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을 비롯한 특징적인 소견이 있는지 확인하는 수 밖에 없다. 다른 치매 질환과 구분하기 위한 알츠하이머병의 임상적 진단은 환자의 인지기능 테스트와 자기공명영상(MRI), 전산화 단층촬영(CT)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임상적 진단은 종종 너무 늦게 내려지거나 사후 진단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등 한계를 지니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발병기전과 원인이 불분명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약65%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있을 정도로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대개 6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며, 조기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진행성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약 1800만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으며 2025년에는 환자 수가 거이 두배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치매 환자수는 13만7431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은 없으나, 증상에 대한 치료와 올바른 지원이 더해져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수백만 명의 환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