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소아간질 원인질환 진단방법 개발

입력 2010-06-23 07:40
[쿠키 건강] 소아간질의 원인질환을 수술 전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소아간질의 원인은 뇌 발달이상인 ‘국소피질이형성(FCD)’이 가장 흔하며, ‘뇌종양’이 두 번째를 차지한다. 이들 질환은 주로 항경련제 등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간질을 일으킨다. 난치성 간질에서는 뇌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하는데 수술 전 원인 질환이 국소피질뇌형성인지, 뇌종양인지 감별 후 수술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 뇌신경센터 김승기·피지훈, 핵의학과 팽진철 교수팀은 소아난치성간질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MET-PET을 촬영한 결과 국소피질이형성은 낮은 메티오닌 흡수율을 보이고 뇌종양은 높은 흡수율을 보여 두 질환의 감별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MET-PET 검사는 아미노산의 하나인 메티오닌을 이용한 PET 검사의 한 종류이다.

반면에 그동안 간질환자의 필수 검사항목으로 지정돼 시행되어 온 FDG-PET 촬영 결과에서는 국소피질이형성과 뇌종양에서 모두 저대사율을 보이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지훈 교수는 “간질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수술시기와 방법, 수술 성공률 등이 달라지므로 원인질환을 감별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소피질이형성은 병변이 자라지 않으나 뇌종양인 경우 병변이 점점 자라고 진행되므로 더욱 빠르고 적극적인 수술이 요구된다.

또한 국소피질이형성은 경계가 불확실하므로 넓은 부위를 절제해야 하며 수술 전 두개강 내 전극을 삽입하여 경계를 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나, 뇌종양의 경우 병변만 제거해도 좋은 간질 치료성적을 얻을 수 있다.

국소피질이형성은 수술로 간질이 완치될 가능성이 5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뇌종양에 의한 간질의 수술치료율은 80%에 달하므로 정확한 수술 전 진단이 가능하다면 수술 결과를 예측하고 수술에 대한 환자 부모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국소피질이형성과 뇌종양은 MRI 검사로 감별이 가능하지만 측두엽에 병변이 위치한 경우에는 고해상도 MRI로도 감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암 검진에 많이 이용하는 FDG를 이용한 PET인 ‘FDG-PET’ 역시 조직의 당대사를 비교할 수 있는 핵의학 영상검사로서 간질환자에게 수술 전 필수 검사항목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감별진단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피 교수는 “이 연구는 MET-PET을 이용하여 MRI로 감별이 어려운 소아간질 환아의 수술 전 진단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으로써 난치성 간질을 가진 환아들의 수술시기와 적절한 수술방법을 결정하고 예후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임상적인 적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5월 미국 핵의학 학회지 (Journal of Nuclear Medicine)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