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이모(70)씨는 전립선 비대증을 동반한 탈장으로 소변을 볼 때마다 장이 밀려나와 고생하다 최근 수술 치료를 받았다, 이씨는 10년 전부터 전립선 비대증이 생겨 관리를 해왔으나 2년 전부터 전에 없던 탈장 증상까지 나타나자 서둘러 치료를 결심했다. 이씨의 경우는 노인 남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복벽 약화로 인한 서혜부(사타구니) 탈장 증상으로, 전립선 비대증이 겹치면서 반대편 복벽까지 약해져 양쪽 모두 수술 치료를 받았다.
최근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는 노년층이 늘어나면서 탈장 증상까지 겹쳐 병원을 찾는 사례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최근 3년 동안 28.1%가 늘어났다. 60세 이상의 탈장 수술환자의 경우 2007년에 4381명에서 2009년에 6235명으로 25%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립선 비대증과 탈장을 함께 지닌 환자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 들면서 탈장 생길 확률 높아져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근육이 약해지면서 복벽의 가장 약한 부위인 사타구니 부위의 복벽이 늘어날 수 있다. 이때 일종의 탈장 주머니가 만들어지고 복강 안의 장이 이 부위를 통해 빠져 나오는 탈장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탈장인 상황에서 전립선 비대증으로 배뇨장애가 있으면 배뇨시 힘을 많이 주게 돼 복압이 상승해 반대쪽에도 탈장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또 사타구니 좌우 어느 쪽이든 탈장 증세가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배뇨장애나 배변장애같이 복압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 탈장 증세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한솔병원 탈장내시경센터 정춘식 진료부원장은 “지난 3년간 탈장수술을 받은 60세 이상 환자 294명 중 약 25%가 전립선 비대증으로 약물치료를 받거나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했다”며 “수술받은 환자의 23%는 사타구니 좌우 양쪽의 탈장을 모두 치료받아 60세 미만 환자 중 양쪽 수술을 받은 8%와 비교해 양측 탈장의 빈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탈장은 주로 성인 남성에게서 생기며, 복벽이 약한 틈을 타고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대체로 ▲비만·흡연·만성변비·천식 등으로 복부 근육이 약해졌을 때 ▲무리한 운동으로 복압이 자주 상승하는 경우 ▲무거운 짐을 옮기는 등 갑자기 배에 힘을 주는 경우 ▲복수가 차서 항상 배가 부르고 압력이 높은 경우에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장은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
탈장은 초기에 통증이 거의 없고 사타구니 부위에 힘이 들어갔을 때만 외관상 불룩 튀어나오는 정도이기 때문에 질환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증상을 잘 모르고 방치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복벽이 조금씩 더욱 크게 벌어져 돌출 부위의 크기가 커지고, 남성의 경우는 음낭까지 내려오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튀어나온 부위가 손으로 눌러도 들어가지 않고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또 장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장이 괴사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탈장은 자연치유나 약물로 완치하기가 어렵고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많은 환자들이 탈장 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수술 후 회복기간도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복강경 탈장 수술’은 복강내시경을 이용해 복막과 복벽 사이에 인조막을 삽입해 약해진 복벽과 탈장 구멍을 막아주는 방법으로 수술 후에도 거의 재발하지 않는다. 또한 수술 시 배꼽주변으로 직경 1cm 정도의 구멍을 통해 카메라를 넣고, 직경 0.5cm의 구멍2개를 통해 수술하므로 수술 후 상처가 거의 없으며 입원 후 24시간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다.
정춘식 부원장은 “복강경을 이용해 수술하면, 내시경을 통해 반대편의 탈장 여부를 확인해 추가적인 절개 없이 한꺼번에 수술할 수 있어서 추후 다른 쪽 탈장의 발병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도움말·한솔병원 복강경탈장클리닉 정춘식 소장(진료부원장)>
전립선 비대증 60대, ‘탈장’에도 주의해야
입력 2010-06-22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