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여름만 되면 아주 그냥 못 살아요.” 매년 여름이면 관절염을 앓고 있는 김길순(61·여)씨는 더욱 심해지는 통증에 울상이다. 특히 장마가 시작되면 통증도 통증이지만 외출할 때 행여 빗길에 넘어져 큰 부상을 입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여름철 장마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기상청이 예보함에 따라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관절염 환자는 장마철과 같이 습하고 기압이 낮은 날씨에 더욱 민감하다. 더구나 미끄러운 빗길로 인해 넘어져 관절질환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장마철 관절을 지키는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틈틈이 실내 체조하고 찜질하면 걱정 뚝
장마철 유난히 통증이 크게 다가오는 것은 관절이 온도와 습도, 기압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흐리고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는 기압이 낮아지면서 평소 잠잠하던 관절의 평형상태가 깨져 압력이 올라가고 관절 내의 활액막(관절의 뼈끝을 싸서 연결하는 막)에 분포된 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가중된다. 특히 며칠씩 연이어 비가 내리기 때문에 습한 실내 공간에서 체내의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고 몸속에 남아 관절 주위의 근육까지 긴장하게 만든다.
또 야외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신체활동량이 줄어드는 것도 통증을 악화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활동량이 적어지면 관절 주변에 위치한 근육의 근력이 떨어지게 되고 관절이 더 굳어져 통증이 심해진다.
장마철 실내 생활에서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풍기와 에어컨에 오래 노출되지 않고, 실내 온도를 26~28℃로 유지해주며, 적절한 난방 등을 통해 습도를 50% 이내가 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또 간단한 실내운동을 하는 것은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이 굳어지는 증상을 예방함은 물론 연골조직을 부드럽게 유지해줘 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장마철 실내에서 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관절이 굳는 것을 예방해 주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스트레칭으론 먼저 다리를 쭉 펴고 앉은 상태에서 말은 수건을 무릎 아래에 놓고 발목을 몸 쪽으로 당기면서 무릎과 허벅지에 힘을 줘 수건을 눌러 주는 운동을 10초씩 12번을 3회 반복한다. 이 운동은 발목과 무릎에 긴장감을 줘 혈액 순환을 돕고 근육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또는 따뜻한 욕조나 물에 무릎을 담그고 마사지를 하거나 관절을 굽혔다 펴는 운동을 평소보다 자주,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도 관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요령이다.
운동하기 힘든 경우라면 찜질도 도움이 된다. 아플 때마다 따뜻한 수건으로 온찜질을 해주면 관절의 혈액순환이 순조로워져 통증을 줄여준다. 따뜻한 물에 아픈 관절을 담그고 구부렸다 펴는 식으로 움직이면 운동효과도 거둘 수 있다. 만약 관절에 통증과 함께 열감, 부종이 생기면 냉찜질을 해준다. 외출 후 관절 부위가 붓거나 뜨겁다면 관절 내의 압력이 올라가 신경을 건드려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아이스팩 등을 대줘 통증과 근육 강직을 완화시킨다.
◇맨발에 슬리퍼 착용 피하고 미끄러운 계단 주의해야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장마철 빗길에 미끄럼 사고로 자칫 더 큰 부상을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퇴행성관절염,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넘어져 뼈가 부러지거나 관절염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옷차림 또한 주의해야 한다. 비가 많이 오면 옷과 신발이 젖을 수 있어 간편한 맨발의 슬리퍼 차림으로 외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맨발에 슬리퍼를 신으면 비에 젖어 신발이 벗겨지거나 미끄러지기 쉽다. 특히 슬리퍼는 발목을 잡아주는 힘이 없어 발을 헛디뎠을 때 발목 염좌나 골절을 입을 수 있고 넘어졌을 땐 엉덩이와 허리 관절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또한 장마철 외출 시에는 빗길 미끄럼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필수다. 물이 고여 있거나 흐르는 곳을 피해 걷고, 미끄럼 방지 바닥판이 있는 신발이나 발목을 잡아 줄 수 있는 구두와 양말, 운동화를 신는 것이 부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무릎 관절이 안 좋은 환자는 반바지보다 긴 바지를 입어 무릎을 보호해주고, 냉방이 되는 실내에 들어갈 때에는 무릎 담요를 이용해 관절 주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관절 전문 웰튼병원 박성진 부원장은 “장마철에는 날씨의 영향으로 실내에서나 실외에서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꾸준한 운동으로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해주고 외출 시 빗길 미끄럼 사고를 주의한다면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장마철, 관절 통증은 ‘통과의례’?
입력 2010-06-21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