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SG 유해성 부추겼단 식품비용↑”

입력 2010-06-21 07:00

대상(주) BIO글로벌사업본부 양동학 본부장

[쿠키 건강] “MSG 무첨가는 건강에 좋고, MSG 첨가는 건강에 좋지 않다?” 최근 식품첨가물 MSG와 관련, 유해성 논란이 뜨겁다. 급기야 보건당국이 인체 무해하다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MSG에 대한 소비자 불안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트렌트를 따라 갈 수밖에 없는 식품업체들은 이를 기회 삼아 앞 다퉈 ‘무(無)첨가’ 신제품을 출시하며 상품판매를 위해 과도한 마케팅까지 일삼고 있다. 보건당국의 MSG에 대한 객관적 입장에도 이미 업계와 소비자 간에 무첨가 열풍은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해외로 MSG를 판매하고 있는 대상(주)의 BIO글로벌사업본부 양동학 본부장을 만나고 현재 시장 트렌드인 무첨가와 MSG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관해 들어봤다.

-정말 MSG가 인체에 유해 하나요?

“MSG 위해성 이슈는 이미 권위 있는 전문기관들에 의해 안전한 조미료로 판명났다. MSG의 나트륨 함량에 대해 우려하는 소비자들도 있는데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 MSG의 나트륨 함량은 약 12% 수준이고, MSG는 느끼해서 많이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가 없다. MSG 무첨가 라면이나 냉면 한 끼분의 나트륨 함량이 거의 1일 권장섭취량과 비슷한 것처럼 오히려 국물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식문화에서 나트륨 과다섭취가 더 심한 문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MSG는 소량 사용에도 감칠맛이 풍부해 오히려 소금이나 설탕의 사용량을 줄일 수가 있는 장점이 있다.”

-MSG 식품과 무첨가 식품의 맛이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다른가요?

“MSG를 첨가한 식품과 첨가하지 않은 식품의 맛은 큰 차이가 없다. 왜냐하면 MSG를 첨가하지 않은 식품은 MSG와 동일한 수준의 감칠맛을 내기 위해 핵산이나 효모추출물, 식물이나 동물성 추출물 등 많은 복합적인 조미소재들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의 MSG 첨가와 무첨가 이슈는 맛의 문제가 아니라 감칠맛을 내기 위해 어떤 조미 소재를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어떠한 조미소재도 어느 한가지로서만 MSG의 감칠맛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이것저것 많은 종류의 조미소재를 융복합해서 MSG의 감칠맛에 가깝게 하고 있다. 이들 융복합 조미소재들을 이용한 MSG 무첨가 식품과 MSG를 첨가한 식품과 과연 맛이나 안전성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나요?

“크게 세 가지 이유다. 먼저, 소비자들의 건강지향적인 의식이 강화되면서 천연 식품을 선호하게 되고, 인공, 화학, 합성, 정제, 조미료, 첨가물 등과 같은 식품은 위해성과는 상관없이 모두 불량한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현재 사용되는 어느 조미소재와 마찬가지로 MSG도 과거에는 유해성 논쟁이 있었다. 소비자들 기억 속에 여전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부 식품업체들이 이러한 두 가지 이유를 이용해 MSG 무첨가 자사 제품을 홍보하면서 MSG 안전성 이슈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

-식품업체들의 ‘무첨가 마케팅’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사실, 그런 것도 없잖아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국내 소비트렌드를 따라가다 보니 MSG 무첨가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이제는 MSG 무첨가 마케팅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MSG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방치하거나 계속 부추긴다면 전체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 확대와 사회적 비용의 증대, 그리고 식품과 그 소재 산업의 위축으로까지 부작용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골칫덩어리인 MSG, 해외 반응이 어떤가요?

“전 세계적으로 MSG의 사용을 금지한 나라는 미얀마를 제외하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 유럽,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MSG를 안전한 조미료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싱가폴 등지에서는 ‘MSG 무첨가’ 표시가 소비자들에게 글루탐산이 함유가 안 됐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이 표시를 제한하고 있기도 한다. 글루탐산은 모유나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과 육류, 감자, 완두콩, 토마토, 옥수수 등 우리가 매일 먹는 모든 음식과 식품소재에 글루탐산이 들어있기 때문에 ‘MSG 무첨가’라고 해서 글루탐산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