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무좀환자들에게 여름은 난감한 계절이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가려움증과 냄새로 신경이 여간 쓰이는 게 아니다.
무좀이란 이름은 ‘물+좀’에서 변화된 말로 ‘물에 의해 서서히 드러나지 않게 해를 입는다.’는 뜻을 내포한다. 여기에서 물은 땀을 의미한다. 이런 탓에 여름, 특히 고온다습한 장마철 환경은 곰팡이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된다. 곰팡이균은 고온 다습한 환경이 주어지면 다시 번식하기 때문에 장마철은 무좀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무좀은 가족 간에 접촉으로 쉽게 발생한다. 무좀 환자 중 자택에서 감염되었다고 대답한 환자가 46.1%였으며 감염 당시 가족 중 곰팡이 질환이 있던 환자는 1/3정도였다. 가족 간의 감염은 무좀환자의 불결한 양말을 신거나 습기가 쉽게 차고 가족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욕실 바닥을 통해 일어나기 쉽다. 때문에 양말의 공동 사용은 피하고 욕실 바닥의 청결 유지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무좀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다른 가족의 발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무좀 예방을 위해서는 발의 습기 제거가 필수
대부분 무좀은 국소 항진균제의 도포로 치료가 가능하다. 곰팡이균은 각질층에 있는 영양분을 섭취해 생존하고 병변 중앙부에서 주변부로 퍼져가는 양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병변 주변에 국소 도포를 해주는 것이 좋다. 심한 경우 항진균제와 함께 전신항진균제의 병행치료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발의 땀 등 습기를 제거하고 건조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발의 청결이 중요하며 습기 찬 양말은 자주 갈아 신는 것이 좋다. 여름철 양말을 신지 않고 샌들이나 단화를 신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발이 직접 외부에 노출되어 곰팡이균은 물론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이 쉽게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신발은 가죽보다 통풍이 잘 되는 운동화가 좋으며 운동화를 신고 다니기 어려운 직장인의 경우에는 몇 켤레의 구두를 구비해 번갈아가며 신어 습기를 제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회사나 식당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의 공동으로 사용하는 실내화도 주의해야 한다.
◇무리한 민간요법은 발 건강에 안좋아
간혹 환자들 중에 무좀을 한 번에 영원히 치료하겠다는 생각으로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실제 강한 산성의 국소항진균제들이 판매되고 있는데 요즘 들어서는 빈도는 줄었지만 아직도 이런 강한 산성의 연고제나 민간요법의 부작용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한때 빙초산 혹은 식초와 소화제의 일종인 환을 섞은 것에 발을 담그는 치료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민간요법은 피부에 심한 자극을 주어 부작용을 일으키고 심지어 발가락을 절단하게 되는 비극을 초래하기도 한다.
무좀은 곰팡이균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므로 균이 번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주면 언제든 재발하고 곰팡이균이 기생하는 피부 각질층은 독한 산성물질로 제거하더라도 우리 몸에서 지속적으로 피부를 재생시키기 때문에 무좀이 한번 치료됐다고 영원히 재발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버리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도움말: 경희의료원 피부과 이무형 교수>
‘무좀’ 장마철은 재발 가능성이 높아져요
입력 2010-06-17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