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알고 예방하면 건강한 해외여행

입력 2010-06-16 11:08
여행지별 발생 질병 차이, 맞춤 예방법 필요

[쿠키 건강]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를 만끽하려고 떠난 해외여행, 그러나 갑작스레 일어나는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마음먹고 떠난 여행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에 휴가를 떠나기 전 정확한 이동경로 및 방문지역의 특성, 유행하는 풍토병에 대해 미리 여유 있게 알아보고 전문의의 진료, 처방 및 예방주사 접종을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가별로 유행하는 질병의 종류에도 차이가 있고, 여행 출발일자로부터 충분한 기간을 두고 준비를 시작해야 면역력을 획득하여 안전하게 출발할 수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 일부지역의 경우, 황열에 대한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의 입국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감염내과의 도움으로 해외여행 목적지별 특별한 주의 및 예방조치가 필요한 감염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황열= 황열은 모기에 의해 매개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주요 유행지역은 아프리카 대륙(가나, 가봉, 말리,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니제르, 콩고, 토고 등) 및 라틴아메리카의 열대지역(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볼리아, 브라질 등)이며, 황열 예방접종의 효과가 매우 뛰어나고 질병 발생 시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미리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임상양상은 갑작스러운 발열, 오한, 두통, 오심 및 구토 증세와 함께 황달이 동반될 수 있는데, 대부분 발병 5일 이후 회복되나 출혈 및 간, 신부전을 동반하며 사망하기도 한다. 유효기간은 접종 후 10일~10년이고, 국내에서는 국립의료원 및 서울, 인천, 부산 공항 검역소에서 가능한데 출국 약 10~14일전 접종이 필요하므로 미리 사전에 문의 및 예약하여 접종하고 증명서를 발부 받아야 한다.

◇설사 및 장티푸스= 가장 흔한 건강문제이며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섭취해 대장균, 이질균, 비브리오 및 살모넬라 등의 미생물이 위장관 감염을 일으켜 복통, 설사를 유발하는 것으로 특히 열대 지방을 여행하는 경우 약 30~40%가 경험한다.

여행 중의 설사는 대부분 충분한 수분섭취 및 휴식으로 호전되나 설사의 횟수, 양상이 심각하거나 3일 이상 지속 시, 반복적인 구토, 발열 오한 등 전신증상 동반 시, 대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장티푸스는 중증 감염 시에 장출혈, 장파열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질환이며, 최근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백신이 개발돼 각 지역별 보건소, 공항검역소에서 사용되고 있으므로 고 위험군이나 위험지역(멕시코 및 중앙아메리카 등)을 여행 시에는 고려하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 가장 흔하고 심각한 열대성 질환의 하나로 모기가 흡혈 시 감염되어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을 유발한다. 국내 유행하는 삼일열 말라리아와 달리 열대열 말라리아의 경우 뇌, 신장 등 중요기관의 합병증 및 사망환자가 보고되는 중증질환이며 약제 내성이 확산되고 있어 예방약제 선택이 매우 다양하다.

또한 말라리아 예방약제의 금기사항(신혼여행의 경우 임신가능성 등), 부작용 및 환자의 기저질환, 연령 등 세부사항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문가와의 상담이 중요하다. 구체적인 여행지역의 정보를 확보해 여행출발 최소 1주일이상 여유를 두고 예방 약제를 처방받는 것이 안전하며, 일반적으로 귀국 후 4주까지 예방 약제를 복용하게 된다.

◇공수병(광견병)= 공수병은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에게 물리거나 긁힌 상처를 통해 감염되며, 일단 발생하면 100%의 치사율을 보이는 질병이다.

여행객이 걸릴 위험성이 높지는 않으나, 아프리카, 동남아, 중남미 지역에서 연중 발생하므로 애완동물을 만지거나(특히 어린이), 야생동물을 접촉할 수 있는 곳에 장기간 여행할 때 예방접종을 고려한다. 예방접종은 어깨 근육에 3회 접종(0, 7, 21일) 시행하므로 3-4주전에 진료하여 접종하여야 한다.

◇A형 간염= 경구경로로 감염돼 급성 간염을 유발해 발열, 오심, 구토 및 허약감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20~30대의 젊은 연령층의 감염자의 현저한 증가로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A형 간염의 발생위험이 높은 동남아 및 아프리카 등의 국가에 장기간 여행 시 출발 3~4주전 접종을 권유한다.

건강하고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해 여행자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는 “감염예방을 위한 백신은 방문국가 및 기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예방접종 후 항체형성 및 말라리아 예방약제의 효과가 나타나는데 일반적으로 약 4~6주가 소요되므로 여행출발 4~6주전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으나, 여행출발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간단한 병원진료를 통해 전문의와 상의해 예방접종, 말라리아 약제(필요시) 기타 의약품 및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여행을 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또 “여행을 다녀온 이후에도 현지의 풍토병이나 감염질환의 잠복기 중에 있다가 귀국 후에 발병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기 때문에 귀국 후 수주이내의 발열, 발진 및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여행자클리닉에 내원하거나 진료의에게 참고가 되도록 여행사실에 대해 알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