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써야 했던 젊은 백내장 환자, 렌즈 교체 가능할까?

입력 2010-06-16 10:55

도수 맞지 않는 백내장 수술 인공수정체, 다초점 렌즈로 교체 후 ‘돋보기 탈출’

[쿠키 건강] 회사원인 38세 우형일씨(가명)는 10년 전 남들 보다 빨리 찾아온 백내장 증세로 뿌옇게 변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수정체의 기능을 대신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맑은 시야를 되찾은 것은 더없이 좋았지만 먼 곳에 초점이 맞추어진 단초점 렌즈를 삽입한 탓에 정작 가까운 거리나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중간거리의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다. 한창 활동할 나이인 젊은 나이에 핸드폰 문자 확인 조차 돋보기 신세를 져야 하는 현실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불편함은 물론 또래보다 늙은 것 같다는 느낌에 괜한 자괴감까지 느끼고 있다.

위의 우형일씨의 사례처럼 백내장이 왔을 때 뿌옇게 변한 수정체인 백내장을 제거하고 이 자리에 렌즈를 삽입하는 시술은 이미 잘 알려진 백내장 수술법이다. 뿌연 시야 대신 맑고 선명한 시야를 얻는 장점이 있지만 삽입하는 렌즈가 대부분 초점이 하나인 일반 렌즈다 보니 책, 신문, 핸드폰 등과 같이 가까운 거리의 물체는 돋보기를 껴야 보인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초점 렌즈의 단점을 보완해 최근에는 레스토어. 리줌 등 원거리는 물론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중간거리, 근거리 모두 잘 보이는 다초점 렌즈 또는 프리미엄 렌즈가 국내에도 소개되고 있지만 그 역사가 3년여로 짧아 이미 백내장 수술을 한 환자라면 단초점 렌즈를 삽입한 환자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씨어앤파트너 안과에서는 이렇게 과거 백내장 수술을 통해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이식한 환자 중 중거리나 단거리를 보기 위해 돋보기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 환자들을 위한 백내장 렌즈 교체수술을 본격화한다고 16일 밝혔다.

백내장 렌즈 교체수술이란 기존의 단초점 렌즈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초점이 여러 개인 다초점 렌즈를 삽입하는 시술이다. 백내장 수술 시 삽입한 기존 렌즈는 불과 1~2개월 후면 렌즈를 둘러싸고 있는 수정체낭과 빽빽하게 유착돼 붙는다.

렌즈 교체 수술 시 이렇게 견고히 유착돼 있는 기존 렌즈를 수정체낭으로부터 분리해 제거하고 여기에 새로운 다초점렌즈를 삽입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때 기존의 렌즈를 안전하게 빼냄과 동시에 수정체낭은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야하기 때문에 초고난도의 술기와 경험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수술을 통해서 돋보기나 안경에 의존하지 않고도 책, 신문, 컴퓨터 등을 볼 수 있게 되며 효과는 평생 유지된다.

대상 환자는 백내장 수술 후 책, 신문, 컴퓨터를 보는데 어려움이 있는 환자 중 눈 속에 후낭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경우, 모양소대가 약하지 않은 경우, 백내장 수술에 따른 초자체 유실 등의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가 해당된다. 또한 교체되는 프리미엄 렌즈의 종류는 현재의 눈 검사결과 수치와 평상 시 생활에서 요구되는 시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료진이 판단, 환자에게 추천하게 된다.

씨어앤파트너 안과 김봉현 원장은 “환자들을 상담하다보면 한번 삽입한 렌즈는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나 이는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워낙 고난도의 스킬을 요하는 수술인 만큼 렌즈 교체술 및 다초점 렌즈에 대한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또 “최근 몇 년간 젊은 백내장 환자가 크게 증가한 만큼, 활기찬 사회생활을 위해 돋보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20~50대 백내장 수술 환자가 특히 큰 만족을 얻을 것이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2002년부터 렌즈 교체 수술을 집도 해온 김원장은 지난 2003년에는 국내 최초로 인공수정체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교체하는 방법에 대한 비디오 논문을 대한안과학회 추계 학술대회에 발표 한바 있으며, 최근에는 ‘리스토어’, ‘리줌’, ‘테크니스’ 등 다초점 렌즈 브랜드별 장단점과 및 실제 임상 결과, 수술 술기 등을 담은 DVD를 제작해 안과의를 대상으로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