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침체됐던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신약출시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5년 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줄기세포 연구는 절정에 달했지만 이후 황 박사의 연구에 대한 문제점 제기 등 사법처리가 이뤄지면서 침체기를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에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의 유용성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속속 참여, 제2의 줄기세포 르네상스가 도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치료제에서 화장품까지 영역 확대
최근에는 정부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에 나섬에 따라 줄기세포 연구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4월을 기준으로 12개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임상시험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달 밝힌 바에 따르면 자가지방줄기세포치료제 6건, 자가골수줄기세포치료제 3건, 동종제대혈줄기세포치료제 2건, 동종골수줄기세포치료제 1건 등이 임상시험단계에 있다.
이 치료제들이 예정대로 상용화된다면 급성뇌경색, 급성심근경색, 무릎연골결손 치료, 폐질환 등의 치료에 이용된다.
줄기세포 연구는 치료제에 머물지 않고 기능성화장품, 의료서비스 등으로 더욱 넓어지고 있다. A사는 줄기세포배양과정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B사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제조된 화장품을 팔고 있다.
이들 업체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국내외 줄기세포전문 치료병원 및 휴양복합시설 설립 등도 추진하고 있다. A사는 이미 일본과 중국에서 협력병원 등을 통해 자가줄기세포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B사는 2012년 이후 자사 줄기세포 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는 휴양복합시설과 합작병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치료효과 검증된 바 없다
이처럼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미래가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 차 있지만은 않다. 일각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제가 치료적 효과가 검증된 바 없이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먼저 치료 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이뤄진 뒤 연구개발이 이뤄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식양청은 줄기세포 치료제의 개발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줄기세포 치료제 심사평가기반 연구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오일환 교수(가톨릭대 기능성세포치료센터)는 “현재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회사들이 많다”며 “업체들은 수익보다 환자에게 객관적인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하는 업체들에게 먼저 윤리적인 측면부터 고려하라는 지적이다. 즉 세계적으로 연간 40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른 줄기세포 치료제 사업에 수익성만을 보고 달려드는 기업이 다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오 교수는 “현재까지 개발된 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 실제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한 회사는 거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시험을 한다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부정적 인식이 개발 걸림돌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알엔엘바이오 라정찬 대표이사는 “자가성체줄기세포는 윤리적인 문제가 없으며 수많은 임상을 통해서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일본에서는 선진의료제도를 통해서 줄기세포 이용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자가성체줄기세포 치료제까지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알엔엘바이오의 경우 원천기술 연구에 그치지 않고 뚜렷한 제품 선정을 바탕으로 한 생산체제를 갖췄으며 2005년부터 꾸준히 줄기세포생산·배양품질화의 실질적 표준화를 추진해와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제품을 목표로 연구해왔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라 대표는 “앞으로 정부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신성장 동력 분야로 인식해 조속히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국내의 희귀병, 난치병 환자에게 치료의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해외환자 유치를 통한 국부 창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줄기세포 치료제, 기적일까 환상일까
입력 2010-06-14 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