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월드컵 열광이 심장마비 부른다

입력 2010-06-11 10:55

2002·2006년 월드컵 때 국내 심장마비 사망사고 각각 7건, 2건 발생

[쿠키 건강]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2002 월드컵 당시 축구 경기를 관람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한 기억이 있나요?

실제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국내에서 발생한 심장마비 사망사고는 7건에 달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에도 국내에서 2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지난 2006 월드컵을 개최했던 독일에서도 자국의 월드컵 경기와 심장마비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한 결과, 독일의 축구 경기가 있던 날은 유난히 심장마비가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2006년 독일 경기가 있었던 기간과 과거 2003년과 2005년 동기간 발생한 심장마비 사고 기록을 비교하면, 2006년 독일의 자국 경기 시에 심장마비 사고가 급증했다.

심장마비 발생의 최고점을 기록한 5번 시점은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4강에 진출하게 된 극적인 경기로, 이 경기 당시 심장마비 발생이 급증했음을 볼 수 있다. 독일 대 이탈리아 전(戰)으로 결승 진출이 좌절된 6번 시기에도 심장마비 발생이 증가했다. 월드컵을 개최했던 2006년에는 독일국민 심장마비 발생률은 10만 명당 1명에서 3명으로 세 배가 되었다. 절정에 달한 스포츠의 열광이 심장마비의 비극을 부른 셈이다.

심장마비는 급사 확률이 80%에 달하는 위험 질환이다. 따라서 월드컵 기간 동안에는 지나친 흥분을 자제하는 예방만이 최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따라서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응원 시 지나친 흥분을 자제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심장마비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응급조치법을 알아둬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경우, 심장을 소생하는 자동제세동기가 있는지도 미리 관심 있게 봐두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응원 장소에서 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는 것이 첫 번째 수칙이다. 이어서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심폐소생술(CPR)은 인공적으로 호흡과 혈액순환을 유지함으로써 심장마비 환자를 구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심폐소생술(CPR)을 행해도 정상 혈류량의 약 30% 정도만 뇌로 공급되기 때문에 심폐소생술만으로 심실세동을 정상화시키기는 어렵다. 심폐소생술은 부상자가 구조소생될 수 있도록 시간을 연장하는 방편일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자동제세동기는 현재까지 개발된 최상의 응급처치 기구라고 할 수 있다. 자동제세동기의 장점은 무엇보다 심전도를 모르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으며, 작동법이 쉬워서 짧은 시간 안에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는 점이다. 제세동기 내부에는 처치자에게 정확하고 간결하게 지시를 하는 음성안내장치가 있어서 의사나 전문요원이 아니라도 쉽게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