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4년마다 개최되는 월드컵이 기다려지는 건 화려한 경기의 볼거리도 있지만 함께 뭉쳐 응원하는 재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이 터져라 응원한 다음 열광의 후유증으로 목소리가 쉬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심하면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목소리는 목의 양쪽에 있는 성대가 서로 진동해 만들어지는데, 큰 소리를 낼수록 성대의 진동과 부딪힘이 커져 각종 성대질환이 생기기 쉽다. 성대는 일상의 대화를 할 때는 150~250번 정도 진동하지만 고함을 치거나 응원할 때는 2000회까지 고속으로 진동해 성대점막에 궤양이나 굳은살(성대결절) 발생의 위험을 높인다.
흥분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게 되면 성대가 충격을 받게 된다. 그 충격으로 성대 점막 밑에 존재하는 작은 모세혈관들이 터지면서 출혈을 일으켜 각종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크게 말하지 않던 사람이 축구를 보며 흥분을 이기지 못해 급작스럽게 소리를 지르거나 장시간 과도한 응원을 계속했을 때는 질환의 위험을 더욱 높인다.
음주를 곁들여 응원을 하는 것도 성대 손상을 유발한다. 술은 식도로 들어가는 즉시 성대 점막을 마르게 하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소리를 지르면 엔진오일이 없는 상태에서 엔진을 가동시키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기름진 음식도 마찬가지다. 다음날 위산이 역류하면서 역류성 인후두염을 초래해 목 안에 이물감이나 쉰 목소리, 기침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응원으로 목소리가 쉬었을 땐 가급적 대화를 삼가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성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발성 후에는 소리친 시간의 2~3배 정도의 시간 동안 성대를 쉬게 해주여야 한다. 잠들기 전 따뜻한 물을 마시고, 가벼운 발성으로 성대를 풀어주고 자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응원 전후로 성대의 긴장을 풀어주는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도 목 건강에 효과적이다. 입안에 공기를 잔뜩 머금고 입천장을 올리고 혀를 내린 상태에서 공기를 불 듯 가볍게 ‘우~’ 소리를 내는 것. 응원 후에는 목 주변을 지그시 누르는 마사지로 후두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응원 후 1~2주 이상이 지났는데도 음성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도움말·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홍식 교수(연세의대),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
이번 월드컵에도 목쉬겠죠
입력 2010-06-10 0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