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의 눈 부상, 축구공보다 축구화가 더 치명적

입력 2010-06-09 11:11
외눈 시야 일반인의 2/3 정도, 이태호·유상철 등 훈련으로 거리감 극복

[쿠키 건강] 축구 선수 유상철이 2002 월드컵을 한 쪽 눈이 거의 실명 상태에서 뛰었다고 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유상철, 이태호, 김은중, 곽희주를 비롯해 유명 축구선수 중엔 한 쪽 눈이 거의 실명 상태에 이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경우가 많다. 현실적 문제로 인해 아직도 숨기고 있는 현역 선수나 무명선수들이 더 많으리란 건 불문가지다.

한쪽 눈이 나쁠 경우 거리감이 떨어져 일상생활에도 많은 지장을 준다. 운동선수가 거리감이 없다는 사실은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다. 현역 선수들이 자신의 부상 사실을 숨기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은 “시신경이 죽어서 한쪽 눈을 실명할 경우, 시야가 일반인의 2/3 정도” 라며, “좁은 시야에 거리감을 못 느끼는 외눈의 경우, 반복된 연습을 통해 거리감을 극복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겨운 노력을 통해 신체적 결점을 극복했다는 말이다.

자칫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축구 선수의 눈 부상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일반인이 쉽게 생각하듯 축구공에 맞아 그 후유증으로 생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한다.

축구선수의 경우 몸싸움도 치열해 눈 부상을 당하기 쉽다. 닿는 면적이 넓은 축구공은 탁구공이나 배드민턴 셔틀콕과 달리 눈두덩이와 광대뼈에 안와골절을 입히기 쉽고 드물기는 하지만 전안방출혈로 시력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축구공보다는 축구화, 팔꿈치, 머리 등이 더 위협적이다. 특히 축구화 밑창의 날카로운 스터드(stud)에 눈이 맞을 경우 곧바로 전안방출혈과 망막박리로 이어질 수 있다.

축구화에 오른쪽 눈을 맞아 전안방출혈로 실명했던 이태호와 지난해 2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전 도중 벤피카의 베토 선수 축구화에 다친 리버풀의 시소코가 대표적이다.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은 “눈의 안쪽 부위가 스터드에 의해 손상을 입으면 처음에는 이물감, 눈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차츰 염증이 생기며 시력저하, 안구통 등의 이차적인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은 축구를 하다가 눈 부상을 입어도 피가 나지 않거나 외상이 뚜렷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게 보통이다. 외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전방출혈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한 검진을 받아보아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