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기상청에 따르면 6월부터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등 올 여름은 무더위가 일찍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 더위에 상하면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 잘 생기며,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즈음에는 입맛을 잃고 밤잠도 설쳐 매사에 의욕이 떨어진다. 특히 성장하기 위한 열기가 가득한 아이들의 경우, 여름 더위와 만나면 속열이 뭉쳐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혁재 분당 함소아한의원 원장의 도움으로 올 여름 열 많은 아이들이 주의할 점과 지켜야 할 생활지침에 대해 알아보자.
◇날뛰는 이상기후, 아이가 뜨거워진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화 되면서 여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사람은 겨울 동안 정기를 저축하고 여름에는 발산해야 건강을 잘 지킬 수 있는데, 이렇게 더위가 빨리 찾아오고 오래가면 정기를 몸 안에 저장하는 기간은 짧아지고 반대로 정기를 써서 활동하는 기간은 길어진다. 따라서 정기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신진대사로 인해 생기는 열을 밖으로 발산하거나 식히는 능력이 없어 몸속에 열이 쌓이게 된다.
◇땀 줄줄 흘리고 시원한 것만 찾는다면 ‘열 많은 아이’
우리 아이가 열이 많은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평소 나타나는 증상을 잘 살펴보면 된다. 아이가 ▲조금만 더워도 머리에서 땀을 줄줄 흘린다 ▲아이스크림, 찬 음료를 달고 살며 선풍기에 붙어 있다 ▲밥을 잘 안 먹고 시원한 것만 찾는다 ▲잠자리에서 계속 뒤척이고 찬 곳을 찾아 다닌다 ▲자다 깨서 울거나 잠꼬대, 이갈이가 심하다면 열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뭉친 속열, 성장 부진에 장염·아토피 등 질환 불러
열이 쌓이면 몸속 기의 순환이 막혀 장부의 기능이 약해지고 몸에 기운이 없어진다. 열기에 들떠 잠을 잘 못 자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고 밥맛도 없어 해, 전반적인 성장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다양한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 장의 기능이 약해져 조금이라도 상한 음식을 먹으면 세균성 장염이나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열에 의해 수분을 뺏겨 피부가 건조해지며, 환경이나 식단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져 아토피로 진행될 수 있다. 또한 속열이 여름 더위와 만나면 맞불을 지르는 것처럼 반응해 쉽게 더위를 먹거나 열감기에 자주 걸리곤 한다.
◇가벼운 운동으로 열을 발산하자
몸속 열을 내보내기 위해서는 운동을 통해 땀을 내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밖의 기운과 소통할 수 있는 농구, 축구, 줄넘기 등의 운동을 하도록 하자. 허기진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더위를 먹기 쉬우므로 주의한다.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쯤 가벼운 운동을 하면 몸에서 열이 잘 빠져나가 쉽게 잠들 수 있다. 가볍게 조깅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열대야가 심할 때도 권할만한 방법이다.
◇육류 먹을 때는 성질이 찬 상추, 오이 곁들여야
육류는 열량이 높아 소화 과정에서 많은 열이 생기기 때문에 평소 먹는 양보다 줄이는 것이 좋다. 고기를 먹을 때는 상추와 오이를 충분히 곁들이도록 한다. 성질이 차고 수분이 많아 열을 내리고 갈증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집에서 끓여 먹는 보리차도 한 여름엔 더욱 자주 마실 것을 권한다. 땀으로 빼앗긴 수분을 보충하기도 하지만 보리가 성질이 냉한 음식이므로 더위를 이기게 해주기 때문이다.
속열이 너무 많다면 한약으로 열을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석고, 황금, 생지황 등 물기를 보충해 열기를 식히는 약재를 주로 사용한 서각지황탕, 감로소독음 등의 처방이 많이 쓰인다. 가장 열이 많은 장부인 심장과 폐의 열을 내리고, 혈액과 체내 수분을 정화하는 간과 신장을 강화해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올 여름, 열 많은 아이들 속이 탄다
입력 2010-06-03 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