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주치의] ⑦열경기와 소아간질, 어떻게 다를까?

입력 2010-05-31 09:12

[0-5세 아이를 위한 건강육아비법]
<글·최혁용 함소아한의원 네트워크 대표원장>

함소아한의원은 개원 11주년을 기념해 300만 소아진료에서 검증된 자연주의 육아 지침서 ‘함소아 내 아이 주치의’출간했다. 책을 통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주치의인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궁금한 건강 문제를 쉽게 해결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노하우를 알아보자.-편집자주-

[쿠키 건강] “아이가 입술이 파래지고 얼굴이 하얗게 변하며 숨을 쉬는 거 같지 않았어요. 팔다리가 뻣뻣해지고 눈동자도 돌아가고요. 이번이 벌써 2번째네요” “우리 아이는 열만 나면 경기를 하더라고요. 도대체 어떻게 해줘야할지 모르겠어요” “아이가 자다가 입에 거품을 물고 얼굴을 떠는 증세를 보였어요. 간질인가요?” 갑작스런 응급상황인 열경기와 소아간질에 엄마들은 가장 당황하기 마련이다. 열경기와 소아간질의 차이점, 응급대처법과 한방치료에 대해 알아보자.

◇열경기- 열 때문에 뇌가 일시적 방전, 간질- 열없이 경련

열경기로 일컬어지는 열성경련은 뇌의 이상이나 경련성 질환 없이 열이 오르면서 뇌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경련이 일어나는 것이다. 생후 6개월부터 6세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나며, 특히 생후 14~18개월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열경기의 원인은 주로 감기지만 편도선염, 인후염, 급성 중이염, 요로감염 등도 원인이 된다.

반면 간질은 뇌의 전기적 방전에 의해 갑자기 일어난다. 아이가 열이 없는 상태에서 경련을 일으킨다면 신경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뇌파 검사, MRI 등을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경련의 양상, 혈압, 맥박 등에 대한 정확한 진찰과 함께 신경학적 검사, 심전도, 심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간질의 원인과 다른 질병이 있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

◇열경기, 음식 먹이지 말고 구토물에 질식하지 않게 주의

아이가 열경기를 하면 엄마는 당황스러워 아이를 자꾸만 만지고 흔든다. 하지만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주위에 단단하거나 뾰족한 물건은 치우고 아이를 옆으로 눕힌 후 고개를 옆으로 돌려 침이나 구토물에 질식하지 않도록 해줘야한다. 열경기를 하는 아이는 고개와 턱이 떨리면서 혀를 깨물 위험이 있으므로 입을 벌렸을 때 수건을 물려주는 것이 좋다. 또 하나, 열경기를 할 때 음식물을 잘 못 삼키면 폐렴을 유발할 수 있으니 아무것도 먹이지 말아야 한다. 경기가 15분 이상 지속될 때는 병원에 가야하는데, 의식이 없는 아이를 업고 뛰기 보다는 119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소아간질, 옷 느슨하게 입히고 즉시 병원으로 가야

발작 증세가 나타나면 옷을 느슨하게 입히고 아이가 혀를 깨물지 않게 조심하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해주자. 그리고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경련 중인 아이를 그냥 들어 옮길 수 없으므로 119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평소에는 당분이 많은 음식은 제한하고 비타민과 무기질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게 해주자. 배가 고프면 발작하기 쉬우므로 식사는 반드시 규칙적으로 한다.

간질을 앓는 아이는 지능저하, 발육지연 등이 올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줘야 한다. 간질의 형태에 따라 적합한 항경련제를 복용하지만, 만약 약물로 치료가 안 되면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한방- 심장 & 비위 기운 강화하고 장부 기운 소통 도와

한방에서는 열경기를 자주 하는 아이는 심장이나 비위 기운이 허약하거나 속열이 많다고 본다. 속열을 조절할 만큼 아이의 장부가 성숙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며, 기운의 순환을 돕고 열기를 조절하는 치료를 한다.

간질은 한방에서 간증, 건간, 양간풍이라고 한다. 엄마가 임신 중에 놀라는 일이 있었거나, 아이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허약해 외감이나 내상에 의해 장부의 기운이 뭉치거나 막혀 노폐물이 생기고, 이로 인해 모든 경락이 막혀서 발생한다고 본다. 원인별로는 경간, 풍간, 식간, 담간, 태간으로 분류해 치료하는데, 몸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켜 간질 확률을 줄이는 것이다. 또한 아이의 상태에 따라 레이저침, 자석침 등 침 치료와 한약치료를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