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김희남 교수, 향후 백신·신약 개발 가능성 높여
[쿠키 건강]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김희남 교수팀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의 몸속에서 세균이 각종 병균으로 바뀌는 진화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숙주 내에서 공통적으로 거치는 세균 진화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이번 연구결과는 미생물학계 최고 권위지인 ‘플로스 병원체’ 27일자에 게재됐다.
다양한 환경에 살던 일반 세균들이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의 체내로 들어와 병원균이나 공생균으로 진화할 경우 필연적으로 게놈(genome)축소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간의 연구는 일반 세균이 사람 체내와 같은 숙주에서 진화할 때 게놈 상에 작은 DNA 조각들인 아이에스 엘리먼트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경우를 종종 발견했을 뿐 이 현상과 게놈축소화 과정이 얼마나 관련돼 있는지, 또 실제 게놈 축소화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김 교수팀은 두 종의 버크홀데리아 세균의 유전체들을 각각 10개씩 상호 비교 분석해 전체 게놈 상에서 아이에스 엘리먼트들이 대량 증식되는 기계적인 일련의 과정을 알아내고 이 과정에서 각종 병균 등 세균의 변형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중간단계를 거친 후 게놈의 축소가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자세히 밝혔다.
또 단계별로 게놈 축소과정들이 정교하게 이뤄져 본래 유전자들의 특성이 최대한 유지하게 된다는 점도 발견했다.
김 교수는 “세균들은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가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병균들과 공생 세균들의 발생․진화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관련 백신과 신약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와 관련,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장 오태광 박사는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공생미생물의 유전체는 인간 유전체의 연장으로 이해될 정도로 백신 및 신약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연구대상”이라며 “이번 원천기반연구가 실용화로 연결될 경우 의약분야는 물론 기능성식품분야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21C 프론티어 미생물유전체 활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인체 내 병균 진화 메커니즘 세계 첫 규명
입력 2010-05-28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