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찬 아이 vs 뜨거운 아이, 먹는 과일도 다르다

입력 2010-05-27 07:47

[쿠키 건강] 요즘은 하우스 재배법이 발달해 제철에 관계없이 다양한 종류의 과일을 먹을 수 있다. 그러나 하우스 재배를 한 것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에너지를 담고 익은 제철 과일을 먹어야 대자연의 기를 듬뿍 받을 수 있다.

보통 과일은 수분이 많고 달달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있어 여름철 더위를 식히는 데 좋은데, 과일을 고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황경선 중랑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과일은 각각 덥고 차가운 속성이 있어서 아이의 몸 상태에 따라 잘 골라줘야 한다”며 “과일이라면 어떤 것이든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체질에 맞지 않는 것을 많이 먹으면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경선 원장의 도움으로 아이 체질에 맞는 제철 과일을 알아보자.

◇여름, 제철 과일로 더위를 이기자

뜨거운 여름에 나는 제철 과일이나 채소는 대부분 수분이 많고 전해질, 비타민 등이 풍부해 여름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열대야를 이기는 데도 도움을 준다.

과일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수박이나 바나나 등의 과일로 주스를 만들거나 과즙을 얼려 빙수로 만들어주도록 하자. 청량음료 대신 제철 과일로 만든 화채를 음료수처럼 수시로 만들어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아이가 구토, 설사를 한다면 수박, 참외 같은 물기가 많고 차가운 성질의 과일은 피해야 한다. 여름에 장염이 나아가려고 할 때 수박을 먹고 설사가 도지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또한 여름 과일에는 수분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잠자리 들기 전에는 먹이지 않도록 하자.

◇속열이 많은 아이, 수박·참외로 수분 보충을

한의학에선 한 겨울에도 냉장고를 뒤져 시원한 물을 찾는 아이, 조금만 더우면 뒹굴고 보채며 잠들기 힘들어하는 아이를 속열이 많다고 본다. 이런 아이에게는 수박, 참외 같은 물기가 많고 성질이 찬 제철 과일이 좋다.

수박은 수분으로 주로 이루어져 있어 갈증을 해소하고 더위를 식혀주며 배뇨를 도와준다. 수박에 함유된 수분과 칼륨이 몸속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설시켜, 피가 깨끗해지고 신장과 간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방광이나 신장기능이 약하거나 몸이 자주 붓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참외는 대부분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백질, 당질, 섬유소, 칼슘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수분과 칼륨 함량이 높아 이뇨작용이 탁월해 ‘참외를 많이 먹으면 밤에 오줌을 싼다’는 말도 있다. 신장 기능을 돕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해 부기를 없애준다.

참외에는 쿠쿨비타신(cucurbitacin)이라는 항암에 효과적인 성분이 들어 있는데 동물실험 결과 암세포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또한 말린 참외 꼭지는 ‘과체’라 해 약재로도 쓰이는데 천식, 비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 등 여러모로 건강에 좋은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박과 참외는 수분이 많고 단맛이 강해 화채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화채 그릇에 차가운 오렌지주스, 사이다를 적당량 담고 깍둑썰기한 수박, 참외를 띄워서 내면 된다.

◇속이 찬 아이, 토마토·복숭아로 따뜻하게 보하기

얼굴이 하얗고 밥을 깨작깨작 먹으며 툭하면 복통, 설사에 시달리는 아이는 소화기가 차갑다. 물도 별로 안 찾고 마실 때도 홀짝홀짝 마시곤 한다. 이런 아이에게는 토마토, 복숭아 등 소화기를 따뜻하게 보강하는 과일을 먹이자. 특히 껍질이 쉽게 벗겨질 정도로 잘 익은 것이 좋다.

단 실온에 잠시 꺼내둬 냉기를 가시게 한 후 미지근한 상태로 줘 소화기에 부담이 덜하다. 소화기가 찬 아이는 더울 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참외나 수박을 보고도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데, 본인의 체질에 맞지 않는 찬 성질의 과일이므로 억지로 권할 필요는 없다.

토마토는 찬 속을 달래고 소화기를 보하는 효과가 있다. 유럽에서는 예로부터 ‘토마토가 있는 집에는 위병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위에 좋은 채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토마토의 신맛은 구연산, 사과산 등의 유기산에 의한 것으로 더부룩한 증상, 위염 등을 가라앉힌다.

복숭아는 단맛이 강하며 비타민 A, C가 많이 들어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사과산, 구연산과 다량의 단백질,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식품으로도 좋다. 또한 비타민, 섬유소 무기질 등 필수적인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돼 있어 아이부터 노인까지 두루 권할만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과일, 차고 따뜻한 성질 구분표]

△찬 과일- 수박, 메론, 참외, 딸기, 바나나, 파인애플, 배, 감 등
△따뜻한 과일- 사과, 귤, 오렌지, 토마토, 망고, 복숭아 등

<도움말·황경선 중랑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