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피부관리 안해도 된다?

입력 2010-05-26 10:57
남성, 여성 비해 피부 두꺼워, 수분량 적고 쉽게 건조… 자외선차단제로 주름방지, 평소 습관개선 필요

[쿠키 건강] #직장인 A(36)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샤워를 하면서 면도를 한다. 그리고 물을 닦아내고 알코올이 가득한 스킨을 손에 담아 위아래로 대충 얼굴에 바른다. 그리고 젖은 머리카락을 털며 부랴부랴 옷을 입고 회사로 향한다. 여직원들은 건성으로 그에게 인사를 한다. 반면 머리에 한껏 공을 들이고, 맑은 얼굴로 나타난 입사동기의 인사에는 과장님까지 웃음을 짓는다. 비결이 뭘까?

생긴 대로 사는 과거에 비해 이제 남성들도 멋 부려야 하는 시대가 됐다. 최근엔 단정한 ‘훈남’이 선호되는 추세다. 외모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 ‘자기 관리’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아름다움과 젊음을 간직하고 싶은 바람은 아저씨들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여전히 오빠로 불리어지고 싶은 중년 남성들이 늘고 있다. 바로 젊은이 부럽지 않은 ‘훈남 아저씨’, 이른바 ‘노무족’이라고 한다. ‘노무족(NOMU族)’이란 ‘No More Uncle’의 약어로 더 이상 아저씨가 아니라는 뜻으로, ‘나이와 상관없이 자유로운 사고와 생활을 추구하는 중년 남성’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러한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이 동안과 젊음에 대한 중·장년층의 동경은 예사롭지 않다. 그렇다면 노무족이 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남성의 피부에 대해 파악하자

남성은 여성에 비해 피부층이 두껍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콜라겐의 합성을 증가시켜, 피부의 콜라겐 함량이 높아지면서 피부가 더 두꺼워지게 된다. 그러나 수분 함량은 1/3에 불과해 대부분의 남성 피부는 항상 수분이 부족한 상태다. 그리고 남성 호르몬은 피지샘을 발달시켜 피지 분비량이 여성피부에 비해 2배 가량 많다. 이로 인해 피부가 번들거리고 모공이 커지며, 여드름과 염증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 쉽다.

김동건 김동건피부과 원장은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등도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며 “각질이나 잔주름이 생기기 쉬운 눈가나 입가에는 반드시 수분을 공급해 피부에 활력과 탄력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뭇거뭇한 수염, 피부는 항상 자극 받고 있다

대다수 남성들의 경우 아침에 면도를 하고 나왔어도 오후가 되면 털이 거뭇거뭇 보일 때가 많다. 때문에 남성들에게 면도는 무척 성가신 일 중 하나다. 또한 잦은 면도로 인해 피부는 항상 자극을 받게 된다. 특히 남성 피부는 수분이 부족하고, 면도 등의 자극으로 인해 보호막이 손상을 받아 ‘면도 독(毒)’이라고 하는 일종의 모낭염이 잘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면도할 때에는 미지근한 물로 피부를 따뜻하고 부드럽게 해준 후 쉐이빙 제품을 사용하자. 쉐이빙 제품은 날과 피부 사이에 마찰을 줄여 피부 자극을 최소화시켜 준다. 그리고 면도와 세안 후엔 반드시 스킨과 로션을 발라 피부에 활력과 수분을 공급해 피부결을 정돈하고 긴장된 피부를 진정시켜 주도록 한다. 그러나 면도할 때마다 피부에 트러블이 생긴다면 영구제모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웃을 때 마다 자글자글, 표정 주름을 펴자

보통 30대 후반부터 얼굴에 ‘표정주름’이 생기기 시작한다. 특히 남성은 여성에 비해 피부가 두껍기 때문에 주름이 패는 정도가 더 깊고 짙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름을 없애는 방법으로 주름 개선 제품이나 노화방지 제품의 사용도 가능하지만 빠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보톡스나 필러로 간단히 주름을 제거할 수 있다. 보톡스는 이마나 미간, 눈가의 잔주름에 효과적이며 시술이 간단하고 흉터가 남지 않는다. 김 원장은 “보톡스의 시술시간은 10분 내외이며 흔적이 남지 않아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 효과는 주사 후 2∼3일 후에 나타나며, 약 6개월 가량 지속된다.

그리고 이마의 굵은 주름이나 입가의 팔자주름에는 시술이 빠르고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필러가 적합하다. 나이를 먹으면 주름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어떤 주름이 생기는지는 본인 책임이다. 자주 찌푸리거나, 눈을 치켜뜨는 습관은 미간 주름이나 이마의 가로주름을 만들며, 엎드려 자게 되면 팔자주름이 생기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자외선은 피부에 자극을 주고 노화를 촉진하는 주요인이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다. 귀찮고 당장 표가 나지 않는다고 해서 자외선을 만만하게 본다면 머지않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남성 피부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관심과 게으름이다. 면도날 관리를 잘못해 세균이 번식하고, 잘못된 세안 방법과 청결 부족 등이 문제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피곤하고 일상에 지쳐 모든 것이 귀찮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기본을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쓰다 보면 어느새 ‘노무족’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