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괴롭히는 부상 부위 따로 있다

입력 2010-05-25 15:42
[쿠키 건강] 지난 에콰도르와의 평가전 이후 한국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 이동국 선수의 부상이 알려져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검사 결과 가벼운 허벅지 뒷 근육 부상으로 2~3주 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2006년 무릎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을 포기해야 했던 불운이 다시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여러 운동선수들이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특히 축구선수들은 상대방과 격렬한 몸싸움으로 자칫 큰 부상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관절전문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축구선수들이 겪는 부상은 작게는 염좌나 골절, 근육통에서부터 크게는 관절부상, 인대파열 등으로 다양하다. 또 포지션별로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부상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이에 축구선수들을 괴롭히는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봤다.

◇무릎 십자인대파열, 발목 골절 등 몸싸움 많은 공격수에 빈번

축구선수 중 부상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포지션은 단연 공격수다. 움직임이 비교적 많고 순간적인 방향전환, 점프, 수비수의 태클로 인한 넘어짐 등이 잦은 부상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특히 격렬한 몸싸움과 함께 이리저리 순간적인 방향전환을 많이 해야 하는 공격수는 무릎과 발목의 근육, 인대 등에 무리를 많이 주게 된다. 대표적인 부상이 ‘무릎 전방 십자인대파열’과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다.

십자인대는 무릎관절에서 허벅지뼈와 정강이뼈를 연결해주는 기능을 한다. 두 개가 십자모양으로 교차하고 있어 십자인대라고 부르는데 앞에 있는 것이 전방십자인대, 뒤에 있는 것이 후방십자인대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이 앞으로 빠지는 것을 막아주고 회전력에 대한 저항을 함으로써 무릎이 너무 많이 회전되는 것을 막아주는 등 무릎 안정성에 90% 이상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인대다. 전방 십자 인대파열은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무릎관절이 앞, 뒤쪽으로 꺾이거나, 혹은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꺾일 때 발생한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장기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 수술법으로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무릎뼈의 힘줄을 일부 떼어내 이식하는 자가건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이 있다.

◇허리통증, 디스크로 시달리는 수비수

수비수라고 부상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상대편 공격수와 치열한 몸싸움은 물론 경우에 따라선 몸을 날려가며 수비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비수들은 롱킥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는 한쪽 골반에 무리한 힘을 주게 돼 허리에 부담을 준다.

수비수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상은 바로 ‘급성 디스크 탈출’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라고 일컬어지는 추간판탈출증은 압력으로 약해진 디스크가 서서히 밀려나와 주변의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이에 비해 급성 디스크탈출은 말 그대로 갑자기 디스크가 튀어 나오는 것이다. 최근 운동을 많이 즐기는 일반인에게도 많이 발생하는 급성 디스크탈출은 급작스럽게 튀어나오기 때문에 만성 디스크보다 고통이 심하다. 안정(비술술적)치료를 우선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신경증상이 있을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충돌로 인한 어깨 탈골, 회전근개파열 등 어깨 상하는 골키퍼

부상이 적을 것 같은 골키퍼도 단골 부상 부위가 있다. 바로 어깨다. 몸을 날려 수비를 하고 불완전한 상태로 떨어지거나, 골대나 상대방에게 부딪혀 어깨 부상을 입기 쉽다. 과도한 충격으로 발생하는 ‘어깨 회전근개파열’이 대표적이다.

회전근개 파열이란 어깨 속에 깊숙이 위치해 어깨를 들고, 돌리는 4개의 힘줄(극상건, 극하건, 견갑하건, 소원건)이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회전근개 손상 초기에는 재활치료나 근력강화운동,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하고, 만약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된 경우엔 관절내시경을 이용, 찢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수술이 이어진다. 최근에는 수술 부위를 절개하지 않고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피부에 4~8mm 정도의 구멍만을 뚫고 수술이 가능해졌다.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나 수술 후 남는 흉터가 적고, 관절내시경으로 CT 촬영이나 MRI 같은 특수촬영으로도 파악하지 못하는 병의 진행 상태까지 진단해주는 치료법이다.

송 원장은 “축구는 관절 부상이 많은 대표적인 운동으로 특히 무릎, 허리, 어깨에 많은 충격을 주게 된다”며 “최근 수술법이 발전해 회복기간을 단축시킬 수는 있지만 한번 다친 관절은 재발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