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생긴 응급상황 어떻게 대처하세요?

입력 2010-05-26 08:13

[쿠키 건강] 30대 중반 전업주부 김모씨는 잠깐 한 눈 파는 사이 3살짜리 아이가 비누를 먹고 있어 당황한 나머지 급한 게 인근 병원으로 아이를 데리고 간 경험을 가지고 있다. 60대 후반 황모할머니도 손자를 보다 아이의 귀에 벌레가 들어가 한참을 애를 먹었다.

위와 같은 사례는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선 흔히 경험하는 일이다. 또한 이러한 응급상황에 대해 이전에 발송이나 신문을 통해 응급처치 요령을 본적이 있지만 막상 이와 같은 일을 겪게 되면 어떻게 처치를 해야 할지 난감하게 사실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해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지 경희의료원 응급의학과 고영관 교수를 통해 알아보자.

◇독극물을 먹은 경우 무조건 토하게 한다?

아이들은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삼켰을 때 부모들은 일단 무조건 토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물질에 따라 토해내야 하는 것, 상태를 지켜봐야하는 것, 토해서는 안 돼 는 것들이 있다.

△바로 토해야하는 물질: 담배, 약. 향수, 화장스킨, 나프탈렌, 바퀴제거제

△상태를 지켜봐야 하는 물질: 크레파스, 샴푸, 린스, 비누, 실리카겔, 로션, 영양크림, 성냥, 커피

△토하게 해서는 안 되는 물질: 살충제, 곰팡이제거제, 부식제, 휘발유, 화장실세정제, 바닥광택제, 돌기 있는 물체 등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빨리 병원으로 가는 것이다. 섣부른 처치는 화를 불러오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립스틱, 크림유액, 고형화장품(핸드크림), 베이비 샴푸, 오일 또는 로션, 크레파스, 지우개, 클렌저, 실리카겔(흡습성건조제), 방향제, 체온계 수은, 성냥, 흙, 잉크 등을 소량 먹었을 경우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

또한 담배나 재떨이의 물, 주방용세제, 액체세제, 헤어제품(헤어토닉포함), 화장수, 향수 또는 오데코롱, 샴푸나 린스, 세탁용세제, 유연제, 비누, 부엌용 세제, 건조제 중 염화칼슘 성분 등을 먹었을 경우는 물이나 우유를 먹여 토하게 하면 된다.

표백제, 주택용 세제, 화장실용 탈취제(유기산계) 등은 물이나 우유를 먹여 희석을 하면 되고, 유성도료, 합성수지도료, 살충제, 등유, 벤젠, 알카리전지, 구두약, 화장실 세정제, 매니큐어, 제광제, 배수펌프제유리조각, 금속조각 등을 삼킨 경우는 아무것도 먹여서는 안 되고 토하게 해서도 안 되며 빨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귀에 벌레가 들어갔을 땐 불을 비춰 유인해낸다?

귀에 플래시나 불을 비추어도 벌레는 기어 나오지 않는다. 올바른 응급처치는 참기름이나 식용유 또는 베이비오일을 몇 방울 귀에 떨어뜨려 주면 벌레가 나오거나 가만히 죽게 된다.

이물감이 있더라도 특별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밤에는 조금 참았다가 다음날 이비인후과에서 제거하는 것이 좋다. 면봉이나 핀셋으로 귀를 잘못 후비면 더욱 깊게 들어갈 수 있고 외이도에 염증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고막이 구멍이나 중이염도 생실 수 있어 염증으로 장기간 고생할 수도 있다.

◇열이 날 때는 찬물이나 알코올로 닦아준다?

38.5도 이상 열이 지속될 경우에는 옷을 다 벗기고 닦아줘야 하는데 이때 찬물로 닦게 되면 피부의 혈관이 수축되어 열 발산이 안 되고 떨게 되면 오히려 체온이 올라갈 수 있다.

간혹 알코올로 물에 섞어 아이를 닦아주곤 하는데, 이것은 일사병(열사병)으로 인한 고열에서만 쓰는 방법이며 알코올의 경우 아이의 몸속으로 흡수되어 중독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금해야 한다.

따라서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지속적으로 닦아줌으로써 열이 서서히 내리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열이 올라가는 초기에는 오한이 일어나는데 이때 아이가 너무 추워하면 옷을 입혀주고, 열이 다 올라가 추운 것이 멈추게 되면 미지근한 물로 닦아주면 된다. 물론 다시 몸을 떨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이 증세이기 때문에 추워해도 그냥 닦아주는 것이 좋다.

◇화상을 입었을 때에는 상처 부위에 알로에를 발라준다?

화상 부위에 소주, 간장, 된장, 알로에, 얼음 등을 직접 대는 것은 잘못된 응급처치다. 소주나 간장, 된장을 바르면 감염의 우려가 있으며, 얼음을 직접 상처부위에 대면 동상 등의 조직손상을 더 유발할 수 있다.

찬물 외에는 어떤 것도 발라서는 안 되며, 물집 상처부위에 대면 동상 등의 조직손상을 더 유발할 수 있다. 찬물 외에는 어떤 것도 발라서는 안 되며, 물집은 수분을 유지하고 세균으로부터 보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함부로 터뜨려서는 안 되며 집에서 터트리는 경우 감염을 일으키므로 꼭 응급실에 와서 처치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 갈 수 없고 손, 발바닥에 물집이 커서 매우 아파하면 주사바늘을 빨갛게 달궈 소독 후 물만 빼내면 된다.

옷에 불이 붙은 경우엔 담요 등으로 불을 끈 후 화상 부위에 찬물을 흘려준다. 화상 부위에 눌러 붙은 옷은 억지로 떼어내지 말고 깨끗한 천으로 덮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도움말: 경희의료원 응급의학과 고영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