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만성피로’ 있다?

입력 2010-05-25 14:01

아이 만성피로, 식욕부진으로 성장까지 방해… 충분한 휴식·영양섭취 중요

아이들의 경우 피곤함이 식욕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성장에도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쿠키 건강] 초여름으로 가는 시기다. 단체생활로 매일 정해진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조금씩 피로가 쌓이던 아이들이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만성피로까지 갈 수 있는 때다.

만성피로가 계속되면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져 잔병치레가 잦아지고 허약한 아이가 될 수 있다. 양인철 화정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아이들은 피곤해도 티가 잘 나지 않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증상은 없는지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장 좋은 관리법은 푹 쉬고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우리 아이 만성피로,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피로에 시달리는 아이들, ‘노권상’(勞倦傷)

옛날엔 아이들이 피로가 쌓일 틈이 없었다. 식사 때가 되면 밥을 먹고, 나가서 놀고 싶으면 나가 놀고, 감기 기운이 있으면 쉬고, 잠이 오면 낮잠을 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단체 생활 때문에 컨디션에 관계없이 하루하루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피곤할 때도 휴식을 못 취하고 계속 강행군을 하다 보니 만성피로 상태가 되고 체력과 면역력도 떨어져 잦은 잔병치레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노권상’이라는 용어로 이러한 만성피로 증세를 설명한다. 노권상(勞倦傷)은 몸을 많이 써서 지나치게 피로함이 쌓이는 상태를 뜻한다. 몸의 피로함으로 인해 몸속의 기까지 상하면서 전반적인 아이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아이들의 경우 피곤함이 식욕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성장에도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 만성피로, 어떻게 알아볼까

아이들은 몸이 안 좋아도 항상 기운이 넘쳐 보이고 방방 뛰어 다니기 때문에, 병이 아닌 다음에야 피로하다는 것은 티가 잘 나지 않는다. 아이를 잘 지켜보다가 ▲갑자기 밥맛이 없어한다 ▲평소와 달리 감기가 유난히 오래 간다 ▲잘 자던 아이가 잠투정이 많아졌다 ▲잠자리에서 안하던 소변 실수를 한다 ▲평소와 달리 잠을 못 자고, 자다 깨서 울거나 칭얼거리곤 한다 ▲기운이 없고 낮잠을 많이 잔다 등 평소와 다른 점이 보인다면 만성피로를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평소 식욕이 없는 아이의 경우 먹는 것은 적은데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이므로 쉽게 만성피로에 걸릴 수 있다. 식욕이 더 떨어지고 잠을 잘 못 자며, 감기 같은 전염성질환에 쉽게 걸리고 잘 낫지 않는다. 식욕이 좋은 아이라도 먹는 것에 비해 활동량이 많고 수면 시간이 짧다면 만성피로가 생길 수 있다. 기본적인 체력이 있어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지만, 피로가 누적되면 몸살이나 감기에 쉽게 걸리고 2~3주 이상 오래 간다.

평소 8시간 안쪽으로 자며 잠을 잘 못 자는 아이들은 쉽게 만성피로가 올 수 있다. 피로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는 것인데,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 피로가 더욱 쌓이기 때문이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가 중요해

아이든 어른이든 만성피로를 관리하는 핵심은 ‘쉬는 것’이다. 저녁 9시 전에는 재우고 9~10시간 이상 자도록 한다. 아이는 피곤해도 빨리 자는 것을 싫어하며 움직여서 노는 것을 좋아해 피로가 더욱 쌓이므로, 되도록 일찍 잠자리에 들게 한다. 낮에 놀고 나서 잠깐이라도 낮잠을 재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피로가 쌓여있을 때는 되도록 집안에서 활동하는 것이 좋다. 레고 쌓기, 인형 놀이 등 실내에서 앉아서 하는 놀이를 실외 활동과 반반씩 병행시키도록 하자.

영양 공급도 중요하다. 고단백 음식 위주로 잘 챙겨 먹이도록 한다. 평소 잘 안 먹는 아이라면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차려서라도 많이 먹이는 것이 좋다. 단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는 최대한 배제하고 몸에 좋은 식재료를 이용해 아이가 좋아하는 햄버거, 고기 덮밥 등의 음식을 만들어주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양인철 화정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