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발명품’ 피임약 올해 개발 50주년, 사회적 변화는?

입력 2010-05-25 10:50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낙태 건수 감소에 기여

[쿠키 건강] 바이엘쉐링제약은 세계 최초의 피임약이 개발된 지 올해로 50주년이 됐다고 밝혔다.

현재 전세계 1억명 이상이 복용하고 있는 피임약은 지난 50년간 여성의 삶에 막대한 변화를 일으켜 왔다. 피임약이 등장한 이후 임신 시기를 계획할 수 있게 됨에따라 여성들은 공부를 더 할 수 있게 됐다. 커리어를 포함한 자신의 삶을 계획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피임약은 원치 않는 임신을 감소시킴으로써 낙태 건수를 줄이고 계획임신에 기여하고 있다.

1919년 임신한 토끼의 난소를 임신하지 않은 토끼에 이식해 호르몬 조절을 통해 피임이 가능하다는 것이 최초로 증명된 이후, 쉐링사는 1920년대부터 호르몬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1929년 피임약의 성문으로 오늘날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첫 합성 에스트로겐인 에치닐 에스트라디올(ethinyl estradiol)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196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에노비드(Enovid)’가 출시된 이후, 그 다음 해인 1961년에 쉐링사의 ‘아나보라(Anovlar)’가 유럽에서는 독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에서는 호주에서 처음 시판됐다.

피임약 시장의 글로벌 리더인 바이엘 쉐링 제약은 지난 50년간 여성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천연 호르몬과 유사한 성분에 대한 연구뿐만아니라 피임약의 호르몬 용량 자체를 줄임으로써 복약 순응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피임효과를 일정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써왔다.

실제로, 지난 50년간 피임약의 성분은 혁신적으로 진보했다. 1990년대 바이엘 쉐링 제약이 개발한 드로스피레논(drospirenon)은 합성 황체 호르몬의 일종으로, 피임약 중 최초로 체내 수분저류를 방지함으로써 체중증가나 부종을 일으키지 않을뿐만 아니라 월경전불쾌장애 개선 및 심각한 여드름을 개선하는 부가적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도 피임약은 무월경, 빈발월경, 희발월경, 월경과다 완화 등 생리주기의 조절을 위해 산부인과 의사들에 의해 처방되고 있다.

바이엘쉐링제약은 피임약 복용법에 대해서도 획기적인 개선을 시도했다.

기존의 21일 복용 7일 휴약하는 방식에서 벗어나24일동안 호르몬 성분을 함유한 정제를 복용하고 4일 위약 정제를 복용하는 24/4 용법을 선보였는데, 이런 혁신적 투약법은 체내 호르몬의 변화를 감소시켜 월경전 불쾌장애의 정신적, 신체적 증상들을 개선시켜 준다.

뿐만 아니라 2009년에는 여성의 체내에서 생성되는 것과 동일한 에스트로겐인 에스트라디올로 변화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새로운 피임약 클레라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는 과거의 피임약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피임약으로, 피임약 중 유일하게 피임 효과 외에도 생리양이 많거나 생리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생리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확한 복용법을 지켜서 복용할 경우 약 99%의 피임 성공률을 보이는 피임약은 현재 전세계 약 1억명의 여성들이 복용하고 있다. 이 중 약 8천만 명에 달하는 복용 여성의 대다수가 유럽과 미국 대륙에 살고 있다.

2009년 UN 경제사회국에 따르면, 피임약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세 번째 피임방법으로 모든 피임 방법 중 가장 다양한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15~49세의 기혼 혹은 동거중인 여성들 중 9%가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다.

피임약의 복용률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서 약 20~40% 이상으로 높은 반면, 한국은 약 2%(2003년 기준)로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는 태국 30.9%(2005/6년), 싱가폴 10%(1997년), 홍콩 7.9%(2002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도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국가별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피임법을 비교해 봤을 때, 선진국에서는 피임약이 18%, 남성의 경우 콘돔 16%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데 반해,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성의 불임시술(22%) 또는 자궁 내 장치(15%) 등이 가장 선호되는 피임법으로 나타났다.

한편, 세계적 성건강 연구단체인 구트마커 연구소가 지난 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15~44세의 기혼여성의 피임율은 1990년과 2003년 사이 57%에서 68%로 11% 증가한 반면, 1995년과 2003년 사이에 아시아 지역의 낙태율은 15~44세 가임 여성 1천명당 연간 33건에서 29건으로 감소했다.

참고로 2007년 전세계 전체 임신 건수 약 2억 1천만건 중 약 38%(약 8천만 건)는 원치 않는 임신이었으며, 22%는 결국 임신중절을 택했다.

한편, 바이엘헬스케어는 피임약 탄생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들을 가질 예정이다.

오는 6월 8일에는 약 300여 명의 남녀 일반인들을 초청해 성과 피임 문화에 대해 솔직하고 당당하게 토론하는 ‘오픈 토크쇼’ 및 ‘피임약 탄생 50주년 파티’를 열 예정이다. 이 날 행사는 드라마 산부인과에서 인상적인 수간호사 역을 맡았던 안선영씨가 사회를 맡고, 국내 및 해외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참여해 피임에 대한 솔직하고 자유로운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타이거 JK와 리쌍 등을 초청해 공연과 파티를 진행한다. 이어서, 오는 6월 9일에는 국내외 전문가들을 모아 한국의 피임약 역사와 현황을 살펴보고, 피임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각 세대별로 한국 여성들의 피임약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차이를 조사한 결과와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경험한 한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조사 결과도 발표된다.

바이엘헬스케어 여성건강사업부 부서장 얀 크로이츠버그는 “지난 50년 동안 피임약은 다양한 여성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상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로 진화되어 왔다”라며 “피임약 시장의 리더로서 바이엘헬스케어는, 지속적인 성분개선을 통해 피임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여드름 개선, 생리전 증상 개선 등 부가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피임약 개발을 통해 혁신의 역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