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국내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 수출했던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잇따라 무산되고 있다. 글로벌 신약 개발을 목전에 두고 좌초되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국내에만 안주했던 국내 제약사들이 세계 진출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 24일 자사의 골다공증 치료 후보물질 ‘DW1350’과 후속물질에 대한 개발 및 판매권을 워너 칠코트(Warner chilcott)사로부터 반환받았다고 밝혔다. DW1350’은 동화약품이 지난 2007년 7월 미국 P&G제약에 국내 제약사 사상 최대 규모인 5억1100만 달러에 기술수출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차세대 골다공증 치료제이다.
동화약품은 이 물질에 대한 임상 1상시험을 완료한 뒤 임상 2상부터 제품화 단계까지 P&G에서 마무리하고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전세계 개발과 판매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기술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상업화시 매출 로열티는 따로 받는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P&G사의 전문의약품 사업부가 워너 칠코트사에 인수됐고 관련 기술이전 계약도 양도됐으나 워너 칠코트가 돌연 ‘DW1350’에 대한 개발을 포기한다며 권리반환 통보를 해온 것.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에 기술 수출했다가 임상이 중단된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최근 가장 최근에는 LG생명과학이 길리어드(Gilead)사에 기술수출했던 C형간염 신약후보물질인 ‘GS 9450’의 미국 현지 임상시험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02년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GSK에 수출했던 항생제 ‘팩티브’에서도 같은 아픔을 겪어야 했다.
또한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일라프라졸’과 부광약품의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을 노리고 기술을 수출했지만, 임상 도중 개발이 중단되는 좌절을 겪었다.
특히 일양약품 일라프라졸은 약효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다케다아메리카(전 TAP)사가 급작스럽게 미국내 임상3상 시험을 중단, 다케다는 당시 새로운 항궤양제(TAK390)를 자체 개발중이었다. 장차 경쟁약물이 될 ‘일라프라졸’을 키워줄 이유가 없었던 셈이었다.
부광약품도 2000년대 초 미국 벤처기업인 트라이앵글팜과 레보비르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나 트라이앵글팜이 개발자금 압박으로 GSK ‘헵세라’ 개발사인 길리어드에 매각되면서 무산됐다. 부광약품은 또 지난해 4월 미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던 파마셋이 레보비르의 근무력증 부작용을 이유로 부광약품측에 임상 중단을 통보하는 과정을 겪었다. 현재까지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대웅제약 또한 지난 2005년 8월 스코틀랜드 항체전문 벤처기업 헵토젠사와 ‘인간항체를 이용한 감염성 질환 치료제’(녹농균 및 항생제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했으나 헵토젠사를 인수한 와이어스가 일방적으로 협력을 거부하면서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국내 제약사, 글로벌 신약 개발 잇따라 좌초
입력 2010-05-25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