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세 아이를 위한 건강육아비법]
<글·최혁용 함소아한의원 네트워크 대표원장>
함소아한의원은 개원 11주년을 기념해 300만 소아진료에서 검증된 자연주의 육아 지침서 ‘함소아 내 아이 주치의’출간했다. 책을 통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주치의인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궁금한 건강 문제를 쉽게 해결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노하우를 알아보자.-편집자주-
[쿠키 건강칼럼] “코골이가 병이야?” 엄마들 대부분은 아이 코골이에 대해 일종의 잠버릇이라고 여기며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한의원에도 아이가 코를 골아서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른 질환 치료나 보약을 지으러 왔다가 문진 중에 코를 곤다고 이야기하는 정도다. 하지만 아이가 습관적으로 코를 심하게 곤다면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가 될 수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코골이, 코의 통로가 좁아져서 고는 것
코를 고는 이유는 들숨으로 들어온 공기가 좁아진 통로 때문에 흐름에 저항이 생겨 목젖이나 입천장 등이 진동하기 때문이다. 특히 밤에 잘 때 코골이가 심한 이유는 누워있을 때 구강 점막이 늘어져 통로가 더욱 좁아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이들은 어른보다 콧구멍이 좁아 코가 자주 막힐 수 있으므로 코골이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피곤할 때 한 번씩 나타나는 코골이는 근육이 평소보다 이완되면서 비인강의 공간이 좁아져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습관적으로 자주 코골이를 하는 아이라면 호흡기 등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지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할 것이다.
◇코 질환 있거나 비만한 아이는 코골이 심해
코를 고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 코 질환을 들 수 있다. 특히 감기로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면서 평소에 코를 안 골던 아이에게도 코골이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축농증이나 비염 등으로 숨 쉬는 통로가 좁아지고 코 점막이 부었거나 막혔을 때도 나타난다. 그 외에 물혹, 비중격만곡증 등 코에 구조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도 코를 골곤 한다.
코골이는 또 비만한 아이들에게서 잘 발생하는데, 비만인 아이는 보이는 데만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몸속에도 살이 쪄있기 때문이다. 숨 쉬는 통로인 비인강에도 살이 쪄서 공간이 좁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코를 골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목이 짧고 굵은 경우, 혀가 큰 경우, 아래턱이 작은 경우에도 코골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코골이, 근본치료와 생활관리 병행해야
한방에서는 아이의 체질과 코를 고는 유형에 따라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한다. 코골이가 갑자기 나타났거나 비만한 아이의 경우에는 방풍, 길경 등의 약재가 들어간 방풍통성산 처방으로 비인강 조직의 부종을 낮추고 열을 식히는 치료를 한다. 또 만성적으로 허약한 아이들은 편도가 큰 편인데 이때는 현삼, 숙지황 등을 넣은 현삼패독산탕약으로 신장의 원기를 돕고 열을 낮춰주는 치료를 한다. 아이가 기운이 없으면 축 늘어지면서 코골이가 생길 수 있으니 인삼, 황기를 처방한 보중익기탕으로 기운을 올려주는 것도 좋다. 이는 모두 코골이 증상 자체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코골이를 유발시키는 근본원인을 치료하는 것이다.
비염이나 축농증을 치료하면 코골이가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 제대로 치료해야 한다. 평소 호흡기를 튼튼히 해주는 것도 중요한데, 줄넘기나 조깅, 야외활동 등 운동을 꾸준히 하면 폐가 튼튼해진다. 따뜻한 타월로 코 주변을 문질러 주거나 평소 양 콧구멍 바로 옆의 영향혈을 마사지 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이가 코를 골 때는 고개를 젖히고 자세를 약간 바꿔줘도 도움이 된다. 몸을 움직이면 좁아져 있던 통로가 다시 넓어지면서 코골이가 없어진다. 베개 선택 또한 중요한데, 높은 베개는 피하고 베개는 턱이 들리도록 목 쪽에 깊숙이 넣어주자. 또한 콧속이 건조하지 않아야 부기가 가라앉고 코로 숨을 쉬기가 편안하니 가습기나 젖은 빨래로 50~60%의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코골이 수술은 10세 이후에 고려해봐야 해
아데노이드가 비대하면 얼굴이나 치아의 모양도 못생기게 바뀌고, 감기에 걸리면 쉽게 중이염이나 축농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때문에 엄마들은 코골이 수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라면서 아데노이드가 작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조건 떼어내려고 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 특히 편도나 아데노이드는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나쁜 세균을 걸러주는 중요한 방어기능을 하기 때문에 무작정 떼어내는 것이 상책이 아니다. 어릴 때 호흡기를 튼튼하게 하는 치료와 생활습관으로 증세를 호전시켜주면서 아데노이드의 성장이 멈추는 10세까지 기다려본 후 그때까지 아이가 코를 계속 골고 심해진다면 수술을 고민해보자.
[내 아이 주치의] ⑤코골이도 병이다?
입력 2010-05-17 0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