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은숙 교수·카이스트 박제균 교수팀, 암(癌) 맞춤치료 대중화기술 ‘세계 첫 선’
[쿠키 건강] 암 맞춤치료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최근 유방암을 비롯한 각종 암을 개인별 특성에 맞게 치료할 수 있는 원천기반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화제다.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센터 이은숙 교수팀과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제균 교수팀은 극소량의 암 조직만으로도 다양한 암 판별 물질(종양표지자, 바이오마커)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검사는 암 여부를 판별하는 물질인 표지자 4개를 모두 검사해야만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기존 검사는 떼어낸 암 조직 하나에 1개의 표지자만 검출할 수 있었다. 따라서 검사가 하나씩 순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검사시차가 달라 정확한 검사가 어려워 비용과 시간에 대한 환자부담이 크고 불편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하나의 작은 암 조직만으로도 한 번에 최대 20여개의 표지자까지 동시에 검사할 수 있어 비용은 1/200로 절감하고 분석시간도 1/10로 단축하는 등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동물이 아닌 인간의 암 조직을 직접 이용해 증명한 최초의 사례로 그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115명의 실제 암 조직으로 복잡한 실험을 하나의 칩 위에서 간단히 구현할 수 있는 랩온어칩 기술을 이용해 임상실험한 결과 기존 검사결과와 최대 98%까지 일치하는 등 검사의 정확도를 입증했다.
고려대 유방센터 이은숙 교수는 “미세바늘로 추출한 소량의 조직만으로도 다양한 검사가 가능하고 객관적으로 판독할 수 있다”며 “검사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초기 정밀검진이 가능해 향후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카이스트 박제균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지금까지 분석할 수 없었던 매우 작은 조직도 쉽고 빠르게 검사할 수 있게 돼 정확한 진단을 통한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며 “개인별 맞춤형 항암치료의 대중화를 통해 우리나라 보건의료 선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현재 이 기술은 특허협력조약(Patent Cooperation Treaty, PCT)의 특허 1건을 포함해 국내특허 6건을 출원했고 개인 맞춤형 항암제 효력 테스트용 랩온어칩 등 사업화를 위한 후속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사업화를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개인별 맞춤형 항암치료시대 열린다
입력 2010-05-10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