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대 젊은 여성에서 유방암 발병 증가

입력 2010-05-07 09:54

글·한양대학교병원 외과 정민성 교수

[쿠키 건강칼럼] 유방암은 우리나라의 여성에게 생기는 암 중에서 발병률이 1위인 가장 흔한 암이고 매년 그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식생활의 서구화 같은 생활습관의 변화와 여성들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에 따른 독신의 여성의 증가, 늦은 결혼, 출산율의 저하, 모유수유의 감소, 그리고 이전과 비교해서 빠른 초경연령 등의 생식인자의 변화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강검진을 통해서 유방암이 조기발견 되는 경우가 증가한 것도 전체적인 유방암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소득과 생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앞으로도 유방암은 매년 그 수가 증가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유방암의 특징은 서구사회에 비해 비교적 발병연령과 호발 연령이 젊다는 것인데 미국 유방암 환자의 경우는 40대 이후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데 반해서 우리나라는 40대에서 가장 많고, 50대, 30대 순이며 최근 20~30대의 젊은 여성에서 유방암 발병이 늘고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유방암 조기 발견하면 생명에 큰 지장 없다

유방암은 여러 암 중에서도 그래도 비교적 ‘순한 암’으로 분류된다. 2005년 발표된 한국유방암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방암 수술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유방암 수술 후 0기는 99%, 1기는 96 %, 2기는 89%, 3기는 59%, 4기는 28% 순으로 나타난다. 즉 조기에 발견했다면 생명에 큰 지장이 없을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유방암이 조기에 진단되면 유방을 보존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유방의 자가검진과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유방암은 자기가 스스로 만져보아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드문 질병 중의 하나이다.

물론 자가검진만으로 유방암을 진단할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자기검진으로 유방암을 조기에 찾아내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자가검진은 생리 뒤 5일 전후가 적절한데, 생리 후에도 유방을 만져 멍울이 계속 잡혀지거나 육안으로 볼 때 유방의 크기나 모양이 변한다거나 혈성, 장액성 유두분비물이 한쪽 유두의 한 개의 유선관에서 보일 때, 유방피부에 함몰, 부종, 발적, 습진 등이 나타난다면 바로 유방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유방암의 정기 검진은 전문의에 의한 임상유방검진과 유방촬영술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유방초음파를 추가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여성의 경우 서양 여성에 비해 유방조직이 치밀하기 때문에 유방촬영술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 유방암학회에서는 유방암의 조기검진을 위해 30세 이상부터 매월 자가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상부터는 2년 마다 임상유방검진을 받고 40세 이상부터는 1~2년 간격으로 유방촬영술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유방암, 정확한 진단법은?

유방암과 유방질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여러 영상학적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되고 간단한 유방촬영술은 유방 전체를 관찰할 수 있고 특히 초기 유방암의 특징인 만져지지 않는 미세 석회화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검사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여성에서 정기 검진 때 시행되는 선별검사(screening examination)로는 가장 적합하다. 유방암의 초기 소견인 미세석회화는 초음파상 잘 보이지 않으므로, 치밀 유방암이라도 유방암의 위험이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유방촬영술이 필요하다.

유방초음파촬영술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여성에서는 초음파가 선별 검사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초음파는 별다른 불편없이 간단하게 검사 받을 수 있으며 아주 작은 크기의 병변을 찾아 낼 수 있고 겨드랑이를 잘 관찰할 수 있으며 초음파 하에서 아주 작은 병변도 조직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방초음파검사를 하는 의사는 유방의 해부학적, 병리학적 지식이 많을 뿐 아니라,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검사에 대한 지식도 풍부해야 한다. 이외에도 유관조영술이나 유방 자기공명촬영술(MRI),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술(PET-CT), 그리고 뼈검사 등이 특수한 상황에서의 유방암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 검진과 영상진단방법에서 유방암이 의심되는 경우에 최종적인 진단을 위해서는 해당 병변의 조직을 직접 채취해서 현미경을 통해 유방암의 유무를 판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을 얻는 방법은 세침흡입검사, 중앙부 절침생검, 맘모톰을 이용한 조직검사, 그리고 수술로 절제 또는 절개 생검 등의 방법이 있다.

그 밖에도 만져지지 않는 병변을 조직검사 하기 위해 초음파나 유방촬영술을 통해 병변에 가는 철사를 위치시켜 놓고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위치결정 후 생검이나 여러 영상검사를 이용하여 입체정위장치를 통한 생검 등이 있다.

◇유방암, 치료방법 다양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순한 암이지만 유방암만큼 개개인에 따라 암의 성격이 다르고 수술방법과 보조요법 등 치료방법이 다양한 암이 없다. 그래서 유방암의 치료를 선택할 때는 환자의 상태와 여건 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유방암의 치료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 같은 국소적인 치료와 항암 치료와 호르몬 치료 같은 전신적인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수술은 유방암 치료에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치료이다. 크게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유방절제술과 암 조직을 포함한 일부 유방의 조직만 잘라내고 유방의 원형을 남겨놓는 유방 보존술로 나눌 수 있는데 요즘은 점차 유방을 보존하는 수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할수록 이러한 유방 보존술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조기에 발견한 유방암의 경우에는 감시림프절 생검법을 시행할 수 있다. 따라서 불필요한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를 피할 수 있어 이에 따른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유방암 수술의 술기가 발달함에 따라 암 치료를 위한 수술을 기본으로 미용적인 측면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유방을 부득이하게 다 절제해야 할 경우에 피부를 보전하는 유방절제수술을 시행하고 동시에 환자의 조직을 이용한 유방 복원술을 시행하여 유방절제에 따른 환자의 정신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미용적인 만족감을 얻고 있다.

수술 후에는 환자의 병기와 유방암의 호르몬 수용체 여부, HER2/neu 여부 등에 따라 보조적인 치료가 병행되게 된다. 방사선 치료는 유방보존수술을 시행한 경우 유방조직이 남아 있으므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환자에 시행하게 되고 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도 진행성 유방암인 경우에는 보조적인 방사선치료를 받게 된다.

유방암에서 항암치료는 수술 후 몸 속에 남아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투여하게 되는 보조 항암화학요법이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며 진행된 유방암에서 수술 전에 유방암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하기 위한 신보조 항암화학요법, 그리고 전이가 된 상태에서 시행하는 고식적인 항암화학요법의 형태가 있다.

호르몬치료는 항암치료와 같은 전신치료의 한 방법으로 유방암 치료에서 중요한 치료 영역이다. 대부분의 유방암세포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에 의해 영향을 받고 성장 증식하기 때문에 호르몬 치료는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에스트로젠의 작용을 차단해 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이다.

호르몬 치료 전에 유방암에서 여성호르몬 수용체의 여부를 검사하게 되고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있는 환자에게서 호르몬 치료는 일반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약물요법, 수술적 난소제거, 방사선적 난소제거가 있다. 호르몬치료제(약물요법)의 종류에는 타목시펜, 아로마타제 억제제(페마라,아리미덱스), 성선자극 호르몬 유리호르몬, 프로게스틴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표적치료로 유방암 세포의 표면에 발현되는 HER2/neu 단백질이 과발현된 유방암 환자에서는 HER2/neu 단백질에 대한 특이결합항체인 트라스쭈쭈멥(허셉틴)이 보조치료요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도 유방의 치료에 대한 새로운 약물들과 진단방법들이 많이 개발되어 임상시험 중에 있어서 앞으로 유방암 치료는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치료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진단과 치료의 발전에 앞서 유방암의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방암의 조기발견과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감안할 때 아직 서구에 비해 조기 유방암환자의 비율이 적은 우리나라에서는 무엇보다 자가검진과 정기적인 검사를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