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이 ‘감기’ 때문에 가장 속탄다

입력 2010-05-05 00:50

가장 걱정되는 5월 아이 질환은 감기, 유행성질환… 개인위생 신경 쓰고 운동, 한방마사지로 건강 지켜야

[쿠키 건강] 가정의 달 5월이다. 가족 나들이 하기 좋은 날씨에 어린이를 위한 행사도 가득한 때다. 바라보면 그저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엄마 속을 태우거나 큰소리 나게 하는 일도 드문 것은 아니다. 엄마들은 언제 가장 속이 탈까?

5일 함소아한의원이 지난 4월20일부터 4월30일까지 함소아한의원 공식카페 함소아마을 회원 102명을 대상으로 ‘엄마로서 이럴 때 가장 속탄다’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압도적인 수치인 92명(90%)이 ‘아이가 아플 때’라고 답했다. 이어 ‘떼쓰고 보챌 때’가 4명(4%), ‘또래 아이와 어울리지 못할 때’ 3명(3%), ‘학습이나 발달이 늦될 때’ 3명(3%)으로 조사됐다.

한편 ‘5월 아이 건강, 이것이 가장 걱정이다’는 질문(복수응답 가능)에는 ‘환절기 감기’라는 답변이 4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수두, 수족구 등 유행성질환’(27명), ‘비염’(21명), ‘아토피’(17명), ‘배탈, 설사’(1명) 순으로 답했다.

천안 함소아한의원 조백건 대표원장은 “5월은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지는 시기인 만큼 바뀐 계절적 환경에 적응하느라 몸이 피곤하고 자주 아플 수 있다”며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많이 걸리는 환절기 감기뿐 아니라 수두, 수족구 등 전염성질환이 유행하는 시기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여름의 초입인 5월, 아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감기_청결 지키고 폐를 강화하는 운동해야

5월은 날이 급격히 더워지는 시기여서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트는 곳이 많아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개인위생이다. 황사나 꽃가루 등 공기 중에 이물질이 있을 수 있으므로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상비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아이의 손과 발을 깨끗이 씻기고 하루 3회 이상 양치질을 하도록 지도하자. 하루에 2번 정도 집안 공기를 환기시키고 정기적으로 카펫, 이불 청소를 해 실내 공기를 청결히 하는 것도 좋다.

5월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호흡기가 예민해지기 쉬운데, 미리 창문을 열어 바깥 공기에 적응한 후 나가도록 한다.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해 폐활량을 높이고 폐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폐활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리코더 같은 관악기를 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들이를 즐기는 계절이므로 가족이 함께 교외에 나가 맑은 공기를 마음껏 호흡하며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두·수족구 등 유행성질환_개인위생 필수

5월은 수두, 수족구 등 유행성질환이 많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이런 질환들은 전염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발병한 아이가 생기면 집에서 며칠 쉬게 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나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기고, 아이가 사용하는 물건도 자주 닦아주도록 한다.

수족구(手足口)는 손과 발, 그리고 입 안에 물집이 잡히면서 열이 나는 것이다. 호흡기를 통해 전염돼 놀이방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번져나가기도 한다. 수족구 자체는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면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손발을 잘 씻고 양치질을 자주하며 수족구가 유행할 때는 아이들끼리의 접촉 기회를 줄이면 된다. 겉으로 보기엔 열감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손바닥과 발, 입안, 무릎, 엉덩이 등에 수포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수두는 발열과 함께 온 몸에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는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이다. 수두에 걸린 아이의 기침, 재채기, 말할 때 나오는 작은 침방울로도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고 직접 물집부위에 닿았을 때도 감염된다. 겨울~봄에 걸쳐 발생하며 전염성이 매우 높아 형제간에는 90% 이상 옮는 편이다. 수두의 가장 큰 고통은 가려움증이다. 아이가 가려워 긁다 보면 물집 부위에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긁지 않도록 하거나 손톱을 짧게 깎아주도록 하자.

◇비염_온도차 줄이고 속열 내려야

최근 아이들은 가정, 유치원, 학교 등에서 에어컨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다. 추운 실내와 더운 실외를 오가면서 몸은 급격한 온도차를 자주 접한다. 마찬가지로 코 내부의 점막도 온도차에 인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자극을 받는데, 이것이 초여름 소아 비염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속열’도 비염의 원인이 된다. 아이들은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데다 날이 더워지는 초여름에는 호흡기가 쉽게 말라 코 점막이 자극에 민감해진다. 인스턴트식품, 단 음식의 과잉 섭취,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 습관도 속열을 부추긴다. 열이 많은 아이일수록 한기에 노출될 경우 접하는 온도차가 더욱 커지면서 비염에 쉽게 걸린다.

아이스크림, 얼음을 띄운 음료수 등 찬 음식을 먹으면 위장과 장이 더욱 차가워지고 몸 안팎의 기온차가 커져 비염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주의한다. 코가 막히고 건조하다면 힘을 줘서 풀지 말고 뜨거운 김을 살짝 쐬어 부드럽게 해준 후 살살 풀도록 하자. 소금물이나 식염수로 콧속을 씻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토피_마사지로 몸속 기운 소통 도와

열이 많은 아토피 아이들에게 여름은 특히 힘든 계절이다. 더운 날씨에 체내 수분이 증발돼 진액이 부족해지기 쉬운데, 이는 양방에서 말하는 ‘탈수’에 가까운 상태로 한방에서는 ‘음허(陰虛)’라 한다. 피부가 매우 건조해지며 가렵고 심하면 마른 땅처럼 갈라지곤 한다.

피부가 자극받지 않도록 평소에 잘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낮에는 면 소재의 얇은 옷을 입혀 땀을 흡수시키고 되도록 자주 갈아입혀준다. 목욕은 너무 뜨겁지 않은 물로 하루에 한번 하는 것이 좋으며, 아토피 아이는 녹차나 죽초액을 이용해 씻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지근한 물을 수시로 먹여 몸속에 물기가 돌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 피부가 너무 건조할 때는 따뜻한 실내에서 피부를 전체적으로 문질러주고 배와 허벅지를 꾹꾹 눌러 근육 안쪽까지 기운을 소통시켜주는 것이 좋다. 마른 수건으로 손발 끝에서 심장으로, 배꼽 중심에서 시계 방향으로 아이 몸이 따뜻해질 때까지 매일 아침 10분 정도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도록 하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조백건 천안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