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전 검사로 위암 생존율 예측 가능

입력 2010-05-03 10:18
[쿠키 건강] 위암 수술 받기 전 시행한 검사로 수술 후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위암센터 김영우·박숙련 박사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국립암센터에서 위암으로 진단받고 위절제수술을 받은 196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 컴퓨터 단층촬영(CT, Computed Tomography) 검사를 이용해 위암의 병기를 측정하였고, 각각의 병기에서 5년 생존율을 분석했다.

이 결과 점막에서 시작된 종양이 위벽을 침습해 들어간 정도와 위 주위의 림프절에 전이된 정도가 모두 5년 생존율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영향을 미쳤으며(p<0.001), 독립적인 예측 인자로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전에 병기가 1A기인 경우 5년 생존율은 96.0%, 1B기인 경우 84.8%, 2기 때는 74.0%, 3A기는 55.5%, 4기는 37.5% 로 나타났다.

위암의 정확한 병기(암의 진행 정도)는 수술 후 떼어낸 위암 조직을 가지고 종양이 위벽을 얼마나 침입했는지, 림프절에 얼마나 많이 전이 됐는지,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는지를 검사한 후 결정된다.

따라서 수술을 시행한 환자는 수술 직후 자신의 병기를 알 수 없고,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는 수일 후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의료진은 조직검사 결과를 근거로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예측하고, 향후 치료 방법을 계획한다. 즉, 최종 진단은 수술 후 병리검사를 통해 얻어진다.

반면, 수술 전 검사는 암을 진단하고, 그 진행 정도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그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리 결과와 비교했을 때, 병기가 정확하지 않고(70~90%의 정확도), 장기적 생존률과의 관련성에 대해 연구된 바가 없어, 수술 전 항암치료를 하거나 임상시험연구를 시행함에 있어 이러한 수술전 병기를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인 김영우 위암센터장은 “최근 수술 전에 시행하는 선행 항암 화학 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등에 대한 다양한 임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경우 암이 수술 전에 줄어들어 원래 그 환자가 가지고 있던 병의 정확한 정도를 알기란 불가능해, 수술 후에 나오는 병리학적 병기가 가장 정확하게 환자의 예후를 예측한다고 하던 개념을 더 이상 적용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 연구 결과로 수술전 임상 병기를 토대로 층화 분석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으며, 수술 전 검사로 병을 완전히 치료하기 위한 절제 여부를 가늠하거나, 수술 전 항암치료 효과를 평가함에 있어 비뚤림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 논문은 Annals of Surgery에 최근(2010년 3월호)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