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링거인겔하임 의학부 성윤주 차장
[쿠키 건강]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문제는 모든 워킹맘들의 뗄래야 뗄 수 없는 첫 번째 고민이죠. 다행히 저는 탄력적인 근무 시간 덕분에 일 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이에게도 충실 할 수 있었답니다.”
모든 워킹맘들이 꿈꾸는 이야기 같지만, 이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의학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성윤주 차장의 이야기이다. 그녀에게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방법을 물어보니 그 비결은 바로 자사에서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탄력 근무제’에 있다고 말한다.
본인이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는 국내에도 어느 정도 소개되어 있는 제도이지만, 한국베링거인겔하임에서는 독특하게 코어 타임(Core Time)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근무 시간으로 정해져 있는 오전 10부터 오후 4시까지의 코어 타임 만 지키면, 한 달 기준 160시간의 근무 스케줄을 본인이 유동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
또한 기본 시간을 초과해 근무 했을 경우 다음 달 그만큼의 시간을 제하고 업무를 하면 된다고 하니, 워킹맘들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제도이다. 실제 탄력근무제를 통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성공적으로 맞추고 있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성윤주 차장을 만나봤다.
Q. 2년 간 탄력근무제에 참여해보니 가장 도움이 되었던 때는 언제인가?
A. 탄력근무제에 가장 도움을 받았던 시기는 임신 했을 때였다. 임산부는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사실 회사 다니면서 병원 업무 시간에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오전 일찍(10시 이전)이나 오후(4시 이후)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휴가를 사용하거나 업무에 지장 없이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어린 아이는 출산 휴가인 3개월 이후에도 엄마의 손이 많이 필요한데 육아를 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부담이 한결 줄어들었다. 가족들 역시 매우 만족하고 있다.
Q. 탄력 근무제 이전과 이후 개인적인 만족도는 어떠한지?
A. 탄력근무제 시행 전에는 평일에만 처리할 수 있는 개인적인 일(금융, 관공서 업무, 병원진료 등)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팀장님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탄력근무제 시행 이후 육아나 가사, 개인적인 업무 등을 탄력근무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주위 눈치를 보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무 시간에는 다른 걱정 없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업무 효율에 도움이 되고 있어 매우 만족하고 있다. 또한 회사가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주고, 신뢰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애사심이 더욱 깊어진 듯 하다.
Q. 다른 직원들도 탄력근무제를 잘 활용하고 있는가?
A. 얼마 전 사내 설문조사 결과, 직원들의 10명 중 9명이 탄력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맞벌이의 증가로 가정적인 남편들의 늘어나며 임신한 부인과 함께 병원에 가거나, 자녀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는데 시간을 활용하는 남성 직원들도 많다. 또한 틈틈이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에 시간을 활용하며 워크 라이프 발란스(Work-life balance)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도 흔히 볼 수 있다. 탄력근무제로 본인의 삶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며 주변 직원들의 얼굴 표정이 한결 밝아진 듯 하다.
Q. 혹시 직장상사의 눈치나 업무에 지장이 있다든가 하는 문제점은 없는지?
A. 미리 탄력근무제를 경험한 외국인 임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직원들이 부담 없이 이 제도를 본인의 업무에 적용 할 수 있었다. 실제로 늘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우리 사장님은 직원들이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있으면 빨리 퇴근하라고 등을 떠밀기도 한다.
Q. 탄력근무제 시행과 관련해서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많은 워킹맘들이 일과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힘들어하거나 회사를 그만두어 경력이 단절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정부에서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며 기업들에도 장려하고 있다던데, 앞으로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제대로 정착되어, 우리 회사처럼 워킹맘들이 맘 놓고 본인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되면 좋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일과 육아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의 고민, 전 걱정 없어요”
입력 2010-04-30 0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