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한 침대회사의 광고 카피는 당시 소비자들에게 센세이션널한 반향을 일으키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심지어 당시 초등학교 시험문제에 가구를 묻는 질문이 나와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까지 생겨났을 정도였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의학을 표방한’, ‘사람을 생각하는’ 신개념 ‘의자’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가슴받이’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우리들생명과학이 이달 초 선보인 ‘우리들체어’.
우리들체어는 ‘침대가 과학이라면 의자는 의학입니다’, ‘이제 의자가 사람을 생각합니다’라는 카피가 말해주듯, ‘의자’에 대한 기존 개념을 단번에 깨뜨린다.
우리가 의자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등받이’다. 의자에 있어 등받이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 굳이 예를 들자면 10여년 전 등받이가 두 개로 나뉜 OOO가 나왔을 때를 생각해봐도 쉽게 설명된다. 이처럼 의자를 생각할 때 등받이를 빼놓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들체어는 등받이 대신에 가슴받이, 즉 ‘가슴지지대’를 내세워 그동안의 의자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우리들체어에 담긴, 새로운 생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슴지지대(체스트 서포트) 외에도 골반·엉덩이지지대(펠비스 서포트), 팔걸이(엘보우 서포트), 발받침(풋레스트), 자동고정식 바퀴 등 많은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
‘의자=등받이’라는 공식을 과감히 깨뜨리고, ‘의자=가슴받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낸 ‘우리들체어’의 개발주역 우리들의료재단 이상호 이사장(사진)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등받이가 아닌, 가슴받이(가슴지지대)가 있는 의자라, 좀 생소하다.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처음에는 신경외과 수술방에 있는 의자에서 힌트를 얻었다. 신경외과 수술을 하다보면 길게는 10시간이 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렇게 오랜 수술 후에도 몸에 무리가 따르지 않는 것을 많이 봐 왔다. 바로 가슴지지대 역할을 하는 팔걸이 때문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팔 두 개로 얼굴이나 목 등을 가지런히 받쳐주면 우리 몸의 밸런스가 맞게 되고 척추도 직선이 된다. 자연스럽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 두가지 생각이 우리들체어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 척추질환 전문의로서 30년 넘게 생활하면서 얻은 척추건강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디자인 전문그룹 ‘탠버린’을 만나 탄생한 것이 바로 우리들체어다.”
-우리들체어의 특징에 대해 설명한다면.
“우리들체어의 가장 큰 특징은 가슴지지대와 골반·엉덩이지지대에 있다. 실제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때 단 한명도 등받이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등받이가 거의 필요 없다는 얘기다. 우리들체어는 현대인들이 의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과 공부에 적합하도록 만든 의자다. 물론 가슴지지대를 뒤로 돌려 스트레칭이 가능하도록 했다.
등받이보다는 엉덩이받이가 척추건강에는 더 중요하다. 엉덩이를 받쳐주게 되면 저절로 만곡(彎曲, 활처럼 굽은 모양)이 생긴다. 아기를 포대기에 업었을 때와 같은 원리다.
이처럼 우리들체어는 가슴지지대와 골반·엉덩이지지대를 통해 자연스럽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국내 척추질환 환자수가 늘고 있다고 한다. 가장 큰 원인은 뭔가?
“통계를 보면 현재 400만명 정도가 척추질환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까지 합치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1000만명은 될 것이다.
척추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척추건강에 맞지 않는 우리 환경에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의자, 침대, 세면대, 식탁, 싱크대, 신발, 가방 등 모든 기구가 우리가 척추건강을 지킬 수 없도록 돼 있다.
흔히 인간의 직립보행 때문에 척추질환이 생긴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일하고 걷기 등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아 생기는 것이 척추질환이다. 사무직이나 학생들에서 척추질환 환자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척추질환을 예방하는데 적합한 환경이 돼야 한다. 우리들체어가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척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자세를 취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일생에 한번 이상은 허리를 다칠 정도다.
척추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에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는 ‘소극적 예방’과 척추 주변에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뼈나 근육을 튼튼히 하는 운동요법을 뜻하는 ‘적극적 예방’이 있다.
척추질환 예방에는 특히 등배운동이 좋은데, 등배운동을 많이 하게 되면 그만큼 척추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는 척추지지대를 형성된다.
올바른 자세를 위해서는 걷기가 중요하다. 걸을 때는 배와 엉덩이를 동시에 잡아 당겨 바른 자세를 취해주고 두손을 앞뒤로 흔들어 밸런스를 유지해줘야 한다.
반대로 앉아서 사무 보는 자세는 디스크를 유발하는 가장 나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비스듬한 자세 또한 마찬가지다. 되도록 정면을 바라보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우리들체어의 7가지 특징]
1.펠비스 서포트(골반·엉덩이 지지대)= 허리의 요추 부분을 지지하고 엉덩이를 앞으로 밀어줘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는 편안한 자세 유도
2.유압 중심봉= 좌판 우측 하단 레버를 이용해 사용자의 환경에 맞게 높낮이 조절 가능
3.체스트 서포트(가슴지지대)= 가슴 부위를 받침으로써 척추에 가해지는 무게를 분산, 허리의 피로감을 줄이고 허리를 곧게 펴도록 유도
4.엘보우 서포트(팔걸이)= 책상과 동일한 팔꿈치 높이를 유지시킴으로써 어깨와 목의 피로 감소
5.체스트 프레임= 강도와 탄력이 우수한 스틸 파이프의 체스트 프레임은 체스트에 몰리는 하중을 분산시킴
6.풋레스트(발받침)= 양발을 올려 무릎과의 이상적인 각도를 유지하고 혈류를 원활하게 함
7.자동고정식 캐스터(바퀴)= 40kg 이상의 하중이 걸리면 자동으로 바퀴가 고정돼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