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형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내과 교수
[쿠키 건강칼럼] “약을 좀 드셔야 되겠습니다.”
“약을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요?” 이 정도면 그래도 긍정적인 편이다.
요새는 “약을 꼭 먹어야 하나요?”라고 묻는 환자도 많다.
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이런저런 불편함 때문에 온다. 그래서 진찰도 하고 검사도 해 원인을 알게 되면 치료를 받는다.
대개 이런 환자들은 검사나 투약에 협조적이다. 환자 스스로 불편해서 하는 검사이고 투약이기 때문이다. 자신은 불편한 곳이 많은데 의사가 별 이상이 없으니 약 먹을 필요가 없다고 하면 오히려 아쉬워한다.
문제는 별 증상이 없는 경우다. 건강검진을 받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우연히 병을 알게 되는 분들이 있다.
별로 아픈 곳도 없는데 병이 있다고 하니 믿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당뇨나 고혈압, 빈혈들이 그렇다. 이런 병들이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병이 많이 진행돼 합병증이 생긴 경우다.
당뇨나 고혈압, 빈혈 등은 생활습관을 고치면 많은 부분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생활습관만으로 치료하기에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효과가 확실치 않다.
발병 초기에는 약을 먹고 생활습관 교정을 함께 하면 시간도 절약되고 효과도 확실해진다. 그러다 좋아지면 약을 서서히 줄이다가 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약을 얼마나 오래먹느냐는 자기하기 나름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초기에는 우선 약을 먹는 것이 좋다. 게다가 요새 약들은 별 부작용은 없으면서 꽤 똑똑하고 효능이 있어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
의사가 처방하는 약은 질병을 완치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도구다. 증상이 가벼워 굳이 투약하지 않아도 될 경우에는 당연히 처방하지 않는다. 약을 먹다가도 증세가 완화되면 의사가 먼저 ‘그만 드시라’고 권하니 안심하고 용법대로 복용하시길.
[김형규 칼럼] 약을 꼭 먹어야 하냐고?
입력 2010-04-28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