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봄의 불청객, 알레르기·춘곤증·황사에의 대응

입력 2010-04-26 15:38

<글·서도한의원 박진웅 원장>

[쿠키 건강칼럼] 건강관리를 잘하는 사람에게 봄은 새로운 희망과 기쁨의 시작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각종 질환으로 고통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특히 봄은 생체리듬이 급격히 변하고 면역력까지 떨어져 각종질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

봄철에는 꽃가루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성 질환과 춘곤증, 황사 등으로 인한 건강이상증세가 나타나기 쉽다. 이들 증세는 특히 의학적인 병인의 파악과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세심한 관리로 사전에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적정시간의 수면과 적당한 운동, 영양가 있는 음식섭취, 충분한 물 마시기 등에 힘쓰는 등 1년 건강이 봄철 건강관리에 달렸다는 생각으로 꾸준한 노력이 중요하다.

◇꽃가루 알레르기= 6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앓고 있는 알레르기는 환절기에 가장 빈번하게 찾아오는 만성질환이다. 일반 사람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물질이 어떤 사람에게는 두드러기, 비염, 천식 등 이상과민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를 알레르기 질환이라 한다. 특히 꽃가루에 의한 화분증은 대표적인 계절성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에 대한 대응과 예방이 필요하다.

꽃가루는 보통 5월에 많이 발생하며, 하루 중 아침나절이 가장 심하다. 알레르기의 주범은 누런 먼지처럼 공중에 날아다니는 삼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등의 꽃가루다. 이런 꽃가루는 너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고, 많이 날릴 때만 먼지처럼 보인다. 만일 5~6회 연속해 재채기를 하거나 콧물과 눈물이 나오면 꽃가루 알레르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콧물이 시도 때도 없이 줄줄 흐르고 연속으로 재채기를 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이 심하게 가렵고, 이를 비비면서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낀다. 기관지 천식은 기침과 호흡곤란을 동반한다.

따라서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더욱 유의해야 한다. 낮 시간엔 되도록 창문을 닫고, 두 시간에 한번 정도만 창문을 열어 실내를 환기시킨다. 집안을 자주 청소해 주는 일도 필요하다.

◇원인모를 피로감, 춘곤증= 춘곤증은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일시적인 환경 부적응증으로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을 동반한다. 춘곤증 그 자체는 병이 아니지만 가볍게 넘겨 버리면 간염, 결핵 등 증상이 비슷한 다른 중요한 질병의 초기 신호를 놓쳐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계속될 때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춘곤증은 겨우내 움츠렸던 인체가 따뜻한 봄날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중추신경 등에 미치는 자극의 변화로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다. 봄이 되면 밤이 짧아지고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며 근육이 이완되면서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또한 봄에는 늘어난 활동량으로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겨우내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영양상의 불균형으로 춘곤증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충분한 운동과 다양한 영양섭취가 춘곤증을 예방하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맨손체조와 가벼운 스트레칭, 산책 등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 가벼운 체조를 하고 자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B1, C가 많이 든, 입맛을 돋궈 주는 음식이 춘곤증에 좋다. 비타민 B1이 많은 음식으로는 보리, 콩, 계란 등이 있으며 비타민 C가 많이 든 음식은 과일과 야채, 냉이, 달래 등의 나물류다. 이밖에 커피, 음주, 흡연 등을 가급적 자제하고, 아침식사를 되도록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황사에 대한 대비= 황사는 봄철 중국내륙지방이 건조해지면서 황하지역에서 발생한 모래폭풍에 의해 먼지와 모래입자가 대기상층부까지 올라갔다가 계절풍을 타고 한반도까지 미치는 현상이다. 최근에는 황사의 발원지가 내몽고 사막 쪽으로 이동해 우리나라에 좀 더 큰 입자까지 날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모래입자는 최근 중국의 공업화로 인해 황산염, 질산염, 중금속 등을 다량 포함하면서 인체에 더욱 유해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황사는 결막염, 천식, 피부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다. 평소 일기예보를 좀 더 신경 써서 듣고, 황사가 심한 날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한다. 부득이하게 외출이 필요한 경우엔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분진마스크를 쓰고 먼지의 피부접촉을 피할 수 있는 긴 소매의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콘택트렌즈보다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크림을 발라 피부에 보호막을 생성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손, 발을 씻고 이중세안 후 피부화장품과 보습제를 발라 피부트러블을 예방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식곤증, 두통이나 현기증, 혈압 변동, 중풍 위험, 식욕부진 등 특정 질병 상태에 접어들면 반드시 전문 한의사를 찾아 진찰을 받도록 하고, 체질 및 질병 경과에 따라 보중익기탕, 산소음, 갈근탕 등의 한약물 치료와 적절한 침치료, 음식 및 운동지도를 받는 등 봄철 건강관리에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