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오락가락 하는 날씨 덕분에 올해는 꽃의 개화 시기가 늦어졌다. 이로 인해 최근 여의도를 비롯한 서울 근교는 아이들과 함께 꽃놀이를 나온 가족들로 가득 메워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집을 나섰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예쁘기만 한 꽃들 사이에 살포시 있는 꽃가루가 천식, 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는 알레르기 유발물질 중 하나이기 때문. 즐거운 봄나들이를 나서기 전, 똑똑한 엄마들이 해야 할 일을 알아보자.
◇나들이 전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 확인
꽃놀이를 나서기 전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것은 바로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다. 이 지수는 대기 중 꽃가루 농도에 영향을 주는 기온, 강수, 풍속 등의 기상요소를 관측해 농도별 알레르기 발현 가능성을 수치화한 것으로, 4월부터 기상청이 홈페이지(www.kma.go.kr)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 총 4단계의 위험지수를 알려주며, 위험 단계별 주의사항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야외활동을 하기 적합한지 판단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되도록이면 포자수가 많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나들이 위해 꼭 챙겨야 할 것들은∙∙∙
꽃가루는 흔히 먹거나 피부에 닿는 것으로는 알레르기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들이마셨을 때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모자와 마스크를 씌워 꽃가루가 아이의 입과 코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한 꽃가루가 달라붙기 쉬운 니트나 털로 된 옷은 피하고 촘촘하고 매끈한 소재의 옷을 입히는 게 좋다. 물을 챙겨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마셔서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적셔주고 호흡기에 붙어있는 먼지 및 이물질을 씻어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들이서 발생한 응급 상황에는 이렇게 대처
벚꽃 아래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아이가 심한 기침과 재채기, 호흡 곤란까지 보인다면, 이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꽃가루가 기도를 자극하여 이와 같은 증상을 유발시킨 것. 증상이 심할 땐 생명을 잃을 위험도 있으므로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응급처치는 호흡을 편하게 해주는 데 최우선 목표를 둔다. 필요하면 의사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먼저 증상의 원인이 되는 꽃가루가 없는 곳으로 아이를 옮기고 상체를 비스듬히 세워주어 안정을 취하게 하면 숨이 덜 차게 된다. 또한 미지근한 물을 마시게 하거나 호흡을 길게 내쉬도록 옆에서 도와준다. 발작시간이 길어지거나 약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는 등 호흡곤란 증세가 지속될 경우엔 속히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나들이 후 잘 씻고 잘 막아야
나들이에서 돌아온 후에는 손을 잘 씻고 생리식염수로 콧속을 씻어내는 것이 좋다. 혹시 옷에 꽃가루가 남아 실내에 퍼지지 않도록 문 밖이나 베란다에 나가 외투와 신발을 잘 털고, 집에 들어오는 즉시 세수나 샤워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차단해야 한다. 또한 집안 창문을 굳게 닫아 바람을 통해 들어오는 꽃가루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환경 관리와 먹는 약물로 증상 완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평소에 꾸준한 환경 관리와 약물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학교 봄소풍, 체험학습 등 모든 외부활동을 마냥 피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실내 환경 관리에서는 먼저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원인 물질인 집 먼지 진드기, 바퀴벌레, 곰팡이 등의 번식 억제, 애완동물 키우지 않기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실내 공기는 자주 환기시키고 습도는 50% 이하로 유지하며, 실내에서는 금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한 한 집안에 꽃나무나 화초를 기르지 않는 게 바람직하며,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을 사용해 환기를 자주 시켜주는 것이 좋다.
이와 동시에 경구용 천식치료제인 류코트리엔 길항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증상을 점차 완화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 소아 천식은 4~5세 이전에 80~90% 나타나게 되는데,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 천식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이 치료제는 천식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에도 효과가 있으며 간편하게 하루 한 알씩 복용하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즐거운 봄나들이 위해 엄마들이 해야 할 일은?
입력 2010-04-27 0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