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여년 ‘금녀의 벽’ 허문 여성임원 영입등 혁신 인사, 기존 핵심인력 이탈로 기로
[쿠키 건강] 최근 복귀한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현재 그룹의 주요 제품이 10년 내 모두 바뀔 것이라며 또 한번의 혁신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국내 한 제약사의 최근 몇 년간의 인사 혁신이 관심을 끌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 2008년 윤도준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괄목할 만한 인사 혁신을 단행했다.
지난해 2월 윤 회장은 메디칼부와 해외사업부를 신설하고, 주영실 전 을지의대 교수를 메디칼담당 전무로, 김형욱 박사를 해외사업담당 이사로 각각 영입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 2명이 동화약품 창립 112년 만에 탄생한 첫 여성임원이라는 것. 윤 회장은 지난 3월말에도 역시 여성인 고보성씨를 해외사업담당 이사로 새롭게 영입했다.
이렇듯 윤 회장은 취임 이후 그동안 ‘금녀의 벽’으로만 인식되던 임원실에 여성 3명을 입성시키며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성공적인 인사 혁신에 성공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2008년 윤 회장이 취임하면서 ‘변화와 혁신의 원년’을 선포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당시 윤 회장은 국내 제약사로는 이례적으로 ▲유연근무제(탄력근무제, 리프레쉬휴가제, 집중근무제) ▲조직문화 개선(헤드테이블 폐지, 캐주얼데이, 사내공모제, 비즈니스캐주얼, 음주에티켓 함양, 금연운동)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수요걷기, 멘토링 제도) ▲가정친화적 기업육성 제도(가정의 날, 육아단축근무제) 등을 도입하며 실질적인 변화와 혁신에 앞장 섰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상존하는 법. 이러한 변화 속에서 그간 동화약품의 핵심으로 활약해 온 인물들의 이탈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화약품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간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인 ‘밀리칸주’와 차세대 골다공증신약물질인 ‘DW-1350’을 개발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던 류제만 전 중앙연구소장이 최근 다른 제약사로 이직한 것.
특히 ‘DW-1350’은 2007년 7월 미국의 P&G제약에 한국 제약 사상 최대규모인 총 기술료 5억1100만 달러와 상업화 성공 시 별도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기술 수출된 데 이어, 2008년 3월 일본의 Teijin 제약에 총 기술료 9700만 달러와 별도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에 기술 수출되는 등 동화약품의 향후 주력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품.
하지만 ‘DW-1350’ 개발을 주도해오던 류 전 소장의 이탈로 향후 개발과정에서의 타격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게 됐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간 동화약품의 대외업무창구 역할을 했던 홍보실 직원이 1년 새 모두 새인물로 바뀌었다. 동화약품 홍보실을 10년 이상 지켜오던 부서장이 지난해 다른 제약사로 옮긴데 이어 최근 실무직원 2명도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이후 업계에는 이들의 이직이 윤 회장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코드 인사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동화약품 직원들의 이탈은, 윤도준 회장이 취임 이후 꾀하고 있는 일련의 인사 혁신에 따른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며 “윤도준호(號)의 인사 혁신이 새로운 기업문화 창출로 이어질지, 기존 임직원들의 이탈 등 내부 반발로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동화약품 윤도준號 인사 혁신, 성공할까?
입력 2010-04-23 0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