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붉은 반점등 접촉성피부염, 여드름과 유사한 염증성 피부염 발생
[쿠키 건강] #목련이 피고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이모(27)씨는 마냥 기분이 들뜬다. 그래서 주말을 이용해 여자친구와 봄을 느끼러 나들이를 갈 계획을 세웠다. 그녀는 말없이 묵묵히 따라 나섰지만, 곧 몸의 여기저기를 긁기 시작하더니 이내 피부가 붉게 일어났다. 바로 그녀에게 예상치 못한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었던 것. 들뜬 이모씨의 모습을 보니 말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꽃놀이는 포기하고 피부과를 찾았다.
유난히 길고 지루했던 겨울과 잦은 비와 봄 같지 않은 싸늘할 날씨 탓에 봄꽃 소식이 더 반갑게 느껴진다. 이렇게 꽃들이 피어나면 마음은 들뜨고 너도 나도 나들이 계획을 세우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나 이 나들이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 이들에게 꽃은 아름다운 봄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라 고통의 가루를 날리는 식물일 뿐이다.
◇알레르기 환자의 침입자, 꽃가루… 가려움과 염증 유발하는 피부의 적
꽃가루는 대부분 접착성이 적고, 가벼워 바람에 의해 멀리 떨어진 곳이나 높은 곳까지 퍼진다. 참나무와 사시나무, 자작나무, 소나무에서 주로 나오는 꽃가루는 황사와 마찬가지로 안구나 호흡기는 물론 피부에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꽃가루가 호흡기, 피부를 통해 들어오면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의 몸은 꽃가루를 침입자로 인식해 과잉 반응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피부가 연약한 소아, 어린이의 경우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동건피부과 김동건 원장은 “꽃가루는 심한 가려움, 붉은 반점 등이 생기는 접촉 피부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비비거나 긁으면 외상이 생기고 색소침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꽃가루가 피부 모공 속에 들어가면 자극성 피부염이나 여드름과 유사한 염증성 피부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고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꼼꼼한 세안으로 예방, 갑작스런 염증 생기면 전문의와의 상담 필수
이러한 꽃가루는 따뜻하고 건조한 미풍이 있는 아침시간대에 더욱 심해지고, 비가 올 때 잠시 줄었다가 맑고 바람 부는 날 다시 심해진다. 따라서 꽃가루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외출 후에는 피부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꽃가루와 미세먼지를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세안을 하지 않고 화장품과 오염물질이 뒤섞인 상태를 유지하면 모공이 막혀 다른 트러블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세안 시 얼굴을 너무 세게 문지르면 피부가 상할 수 있고 쉽게 거칠어 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갑자기 얼굴에 없던 발진이 생기거나 가려움증이 생겼을 때는 냉 수건을 이용해 피부를 진정시킨 후, 알레르기 원인인 꽃가루 종류를 확인한 후 피부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꽃피는 봄이 오면, 알레르기 환자 ‘방콕족’된다
입력 2010-04-21 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