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 항생제 없이 치료할 수 없을까?

입력 2010-04-21 10:52

[쿠키 건강] 대표적인 감기 합병증 중이염. 중이염은 아이가 만 서너 살이 될 때까지 전체의 80~90%가 한두 번 이상 앓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발열, 콧물, 기침 등의 증상으로 괴로워하며 특히 말을 못하는 아기의 경우 칭얼대며 젖병을 빨기조차 힘들어하면 안쓰러운 마음에 항생제를 먹여야 한시름 놓는 엄마들이 있다. 중이염, 과연 항생제 없이 치료할 수는 없을까?

◇중이염, 항생제 없이 자연 치유 가능

중이염은 고막 안쪽에 염증이 생기면서 귀가 잘 안 들리거나 발열, 귀의 통증 등을 호소하는 질환이다. 이때 고막 안에 농이 차느냐 혹은 진물이나 점액이 생기느냐에 따라 화농성 중이염, 장액성 중이염, 점액성 중이염 등으로 나뉜다. 아이는 코와 연결된 이관(유스타키오관)이 넓고 짧으며 수평으로 이어져 있다. 때문에 목감기나 코감기로 인해 생긴 염증이 이관을 통해 귀로 전파돼 중이염이 쉽게 생긴다.

이처럼 감기 뒤에 발병하는 급성중이염이 대부분으로 아이의 80%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히 낫는다. 항생제가 없던 시절 코흘리개 아이들도 중이염이 자주 생겼지만 모두가 다 귀머거리가 되지는 않았다. 물론 중이염도 상황에 따라서는 난청이나 청력장애를 일으키기도 하므로 무턱대고 지켜보기 보다는 자연스런 방법으로 치료하면서 경과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엄마는 걱정스런 마음에 항생제로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항생제는 바이러스성 감염의 경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중이염을 일으키는 세균 외의 다른 체내 유익균을 없애기도 하고 항생제 내성을 키울 수도 있다. 중이염 치료에 항생제를 남용하면 면역력을 약하게 하거나 소화기 점막을 상하게 해서 입맛을 잃게 하고 설사나 변비 등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낫지 않는 중이염, 근본치료가 해답

어쩌다 한두 번 앓는 중이염이야 별 문제가 안 되지만 중이염이 반복되면 만성 중이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약물치료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양측 모두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마취를 하고 튜브를 삽입하는 수술을 권고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중에는 튜브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는데도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튜브가 빠지고 또 다시 고막 안쪽에 물이 차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

한방에서는 중이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코와 중이 부분 점막의 자생력을 키워주고 신장 기능을 보강하는 근본 치료를 한다. 균을 죽이는 치료가 아닌 몸의 치유에너지를 키워 코와 이관의 기능이 튼튼해지는 방법으로 말이다. 귀뿐 아니라 코와 목의 치료를 함께 하며 한약이나 침, 뜸 등 한방요법으로 인체 내의 면역력을 도와 스스로 감기와 중이염을 이기도록 할 수 있다.

◇반복되는 중이염, 감기 등 호흡기 질환 예방이 우선

중이염에 잘 걸리는 아이들 대부분은 코가 약하거나 콧물, 특히 끈적거리는 콧물을 달고 사는 아이가 많다. 코의 뒷부분에 있는 인두와 귓속의 중이를 연결하는 이관(유스타키오관)은 열렸다 닫혔다 하는 조절능력이 있는데 코감기가 잦은 아이는 이관의 기능이 점점 약해지면서 중이염이 쉽게 오는 것이다. 따라서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폐가 튼튼하면 비염이나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가볍게 넘길 수 있다. 폐를 돕는 오미자, 맥문동(둥글레), 산약(마) 등의 대표적인 한약재들로 한방차를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토피 등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라면 영지차를 먹이는 것도 좋다. 또한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마른 수건으로 피부 마찰을 하는 건포마찰법 등도 도움이 된다.

돌이 지나서도 우유병을 빨면 이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돼 중이염에 더 잘 걸리는 경향이 있으니 돌 때까지만 우유병을 쓰는 것이 좋다. 분유나 우유를 먹일 때 눕혀서 먹이면 중이로 분유가 들어갈 수 있어 중이염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반쯤 앉은 자세로 먹이거나 안고 먹이도록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김정신 서대문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