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에서 자꾸 매미소리가…” 성인 6% ‘이명’으로 고통

입력 2010-04-21 09:50

청신경 손상이 원인… 어지러움 느끼면 즉각 전문의와 상의해야

[쿠키 건강] 이명은 외부의 실제적인 소리자극 없이 귓속이나 머리 속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호소하는 증상이다.
이명 증상은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도 있다. 대개 한 쪽 귀에서 많이 나타나고, 혹은 양 쪽 귀에서 들리기도 한다.

이명 환자들은 매미소리, 귀뚜라미소리, 바람소리, 기계소리와 같은 무의미한 소리로 고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소리, 말소리 등이 들린다면 이명이 아니고 환청일 가능성이 높다.

정상적인 사람도 이명을 들을 수 있다. 완전 방음된 방에서는 모든 사람의 약 94%가 20dB 이하의 작은 소리의 이명을 느낄 수 있다. 이명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환자가 괴로운 증상을 느낄 정도의 잡음일 때를 말한다.

◇20~50대에 이명 발병률 높아

우리나라의 이명 환자는 전체 외래환자의 약 5%에 해당하며 해마다 그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층은 이명만으로는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발병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 환자의 남녀 비율은 1.5대1로 남자가 더 많다. 최초 발병연령은 사회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20~50대가 많으며 이들이 전체 환자의 84%를 차지한다.

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이명은 성인의 약 32%에서 나타나고 이 중 20%, 즉 성인의 6%는 이명으로 고통을 받는다. 특히 성인의 1%는 수면장애 등의 일상생활에서의 심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청, 종양이 원인인 경우도

이명의 가장 흔한 원인은 청신경의 손상이다. 중년이 되면 신체 노화에 따라 청신경에 퇴행성 변화나 손상이 오게 된다. 또 감염, 고막천공, 알레르기, 고혈압, 당뇨병, 갑상선 질환, 두경부 손상, 약물 등과 연관돼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도 생활 속에서 소음에 노출되는 것도 이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시끄러운 음악이나 스테레오 헤드폰 사용을 피해야 한다.

스트레스도 이명의 원인의 하나라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다. 최근 영국의 한 대학병원은 골프 스윙 때 발생하는 소음이 이명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이명은 난청, 청신경 종양 등 심각한 이비인후과적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어지러움, 귀 먹먹함 등이 같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여유를 가지고 꾸준하게 치료해야

이명은 원인이 매우 다양할 수 있고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많아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이다.

치료법에는 약물치료, 차폐요법, 수술적 치료, 상담 치료, 정신과적 치료 등이 있다. 차폐는 환자의 귀울림과 유사한 라디오 소리, 시계 소리 등 잡음을 들려줌으로써 귀울림을 상쇄시켜 이명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이명 환자는 치료를 받으면 25%는 매우 호전되고, 50%는 어느 정도 호전된다. 하지만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인 상담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환자의 65~80%가 치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명치료에 있어서 꾸준한 치료가 중요한 만큼 의사-환자 간의 신뢰구축이 필수적이다. 또한 각각의 환자 상황에 알맞은 치료법을 선택해 여유를 가지고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

이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음을 피하고, 과로를 삼가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짜게 먹지 않고, 커피, 콜라 등의 카페인이 든 음료를 과다하게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담배는 물론 금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도움말: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진 교수(연세의대),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서울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