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71.3%, 비보험 수가 공개 대비 진료비 인하 고민
[쿠키 건강] “이가 아파도 비싼 진료비 때문에 치과 못 가는 설움을 누가 알기나 알까요. 그냥 참지요. 참다 참다 그래도 못 참겠으면 아까워도 어쩌겠어요. 그냥 뽑아버려야지….”
세 식구의 가장인 김영민(52·가명) 씨는 최근에 앓던 이를 뺐다. 아파도 치과한번 못가고 참고 참다가 결국 깔끔하게 뽑아버린 것. 하루 벌어 가족 건사하기도 바쁜 그에겐 치통은 대수롭지 않은 고통. 행여 치과 옆을 지날 때면 금방이라도 치료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집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면 선뜻 발을 내달릴 수 없다. 그 또한 사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씨처럼 대다수의 서민들은 치과가기를 꺼려한다. 무섭고 아픈 것은 둘째 치고 어마어마한 진료비에 등골이 휠 정도.
어쩌다 치과원장으로부터 “이미 상실한 치아는 임플란트를 하시면 되요”라는 말을 들을 때면 곧바로 “얼마나 하나요”라고 반문해보지만 이내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 가까이 하는 치아보철을 그것도 한 개도 아닌 몇 개를 해야 한다는 치과의사의 소견에 치과 문을 막차고 나올 때가 한 두 번 이 아닐 것이다.
일부 치과의사들은 이런 서민들의 형편을 고려해 무료로 해주기도 보철치료를 해주기도 하지만 치과의사 대다수는 그 역시 경영을 하는 입장이라 녹록치 않다. 오히려 일부 치과의사의 경우 과잉진료를 일삼아 진료비 명목으로 서민들의 고혈을 뽑기도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서민들의 고민이 한층 덜어질 될 전망이다.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는 ‘비급여 진료비 고지’등의 내용을 포함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을 공포하고 지난 1월 3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최근 한 의료컨설팅 업체가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이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치과의사들은 각 치과마다 비보험 치과진료비를 공개할 경우 보철진료비를 인하 혹은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컨설팅 기업 휴네스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치과의사 300명을 대상으로 비보험 진료비 공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치과의사 71.3%가 ‘비급여 진료비 공개에 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설문조사에 응한 치과의사 중 20.9%는 비보험 치아보철진료비를 인하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진료비를 유지하겠다는 답변도 있었고 오히려 수가를 인상하겠다는 일부 치과의사들의 의견도 있었다.
이에 따라 발품만 잘 판다면 아주 값싸고 진료는 잘하는 치과에서 진료 받을 날도 멀지 않게 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임플란트·치과보철 진료비 내리나?
입력 2010-04-16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