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신동길 서초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쿠키 건강칼럼] “우리 아이는 왜 또래보다 작을까요? 태어날 때는 딱 평균이었는데….” 또래보다 작은 아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아이의 생활습관이나 병력에 대해 물어보면 감기를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엄마들 대부분은 아이가 잘 먹지 않아 키가 작다고 생각해 밥그릇을 들고 다니며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성장을 가로막는 진짜 원인이 바로 ‘감기’라는 사실은 간과하기 쉽다. 그렇다면 감기와 성장이 무슨 관계가 있는 것 일까?
◇잦은 감기, 식욕부진과 편식 가져와
감기에 걸리면 열, 기침, 콧물 같은 일반적인 증상 외에도 구토, 설사 등 소화기 계통 증상을 동반하기 쉽다. 어린 아이일수록 감기와 더불어 바이러스성 장염이 오기 쉬운데 이 때문에 아이의 소화력은 더 떨어지고 잘 먹지 못한다. 콧물이 나고 코가 막히니 냄새를 잘 맡지 못해 입맛이 떨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이처럼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입맛을 잃는 일이 많다.
감기에 자주 걸릴수록 입맛을 잃는 일이 잦아 먹는 양이 줄고, 이런 일이 지속되면 아이의 식습관은 나빠질 수 밖에 없다. 아이가 잘 먹지 않으니 엄마는 뭐라도 먹이고 싶은 마음에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이나 음식만 챙겨주게 되고 결국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해 성장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감기 앓는 동안 병원체와 싸우느라 온 에너지 소진
감기는 아이들 몸의 긴급 상황이다. 때문에 감기에 걸리면 감기를 치유하기 위해 모든 기운을 모으게 된다. 평소에는 성장발달을 위해 몸이 열심히 돌아가야 하지만 우선 꺼야할 급한 불이 생기니 성장발달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아이가 얼마 되지 않는 힘으로 병원체에 맞서 싸우느라 온 힘과 에너지를 소진하기 때문이다.
물론 감기가 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아이들은 감기를 앓고, 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면 몸의 면역력을 키워 더 튼튼하고 건강한 아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몸 상태가 감기를 쉽게 떨칠 수 없어 잦은 감기, 오래가고 심한 감기에 시달리면 ‘성장’은 그만큼 더뎌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키 크고 튼튼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감기를 예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감기 예방, 면역력 키워주는 게 최고
아이들이 감기에 자주 걸리고 증상도 심한 이유는 환절기 날씨에 호흡기가 적응을 못해서 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감기 예방은 면역력을 튼튼히 해 감기를 일으키는 나쁜 기운으로부터 몸을 방어하는 것이다.
우선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생활관리가 필수다. 꾸준히 운동하고, 제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면 아무리 감기에 걸리기 쉬운 환절기라도 감기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또한 면역력을 강화하고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환경 못지않게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원활하던 몸에 흐름이 막히면 병이 생기는데 건강한 몸과 마음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는 무엇보다 안정된 가정환경이 아이들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엄마, 아빠가 아이를 더 많이 사랑해주고 서로 대화하며 이해해준다면 바로 이것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가장 든든한 배경이 될 것이다.
올 봄, 갑자기 추워진 환절기 날씨에 아이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 관리로 감기를 예방하고 키도 키우는 알찬 봄을 보내길 바란다.
[칼럼] 잦은 감기에 성장 놓칠라
입력 2010-04-15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