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감기 걸린 아기, 어떻게 먹일까

입력 2010-04-14 12:03

[쿠키 건강] 돌 즈음의 아기가 감기에 걸려 열이 오르면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그러나 열이 심하고 오래 지속되는 경우 외에 대부분은 집에서의 생활 관리로 쉽게 나아질 수 있다. 동작 함소아한의원 권동호 대표원장은 “아직 이유식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충분한 수분 공급과 영양가 있는 맞춤 이유식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이유식은 식재료를 잘 선택하면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열나는 아기, 어떻게 먹이면 좋은지 알아보자.

◇‘충분한 수분’이 열 내리는 데는 특효

아기가 열이 오를 때는 찬 물과 음료수, 찬 과일은 먹이지 말고 우유나 유제품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미지근한 물을 자주 먹여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열감기에 걸렸는데 38.5도 이상의 고열이거나 5일 이상 고열이 지속된다면 바로 병원에 가봐야 한다. 미열이거나 2~3일 안에 열이 바로 떨어지는 아이들이라면 집에서 만들어 먹이는 한방차로도 가볍게 감기가 낫는 경우가 많다.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약재의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배도라지차는 진액(수분)을 생성해 열을 내리고 호흡기를 촉촉하게 적셔준다. 보리·결명자차도 권할만한데, 보리와 결명자는 둘 다 찬 성질이 있어 열을 식히는 효과가 있다.

◇`수박, 오이, 배추 등 수분·비타민 풍부한 이유식이 좋아

열이 나기 시작하면 몸속 수분이 빨리 손실되고 소화기 기능도 약해진다. 따라서 수분이 많고 소화하기 쉬운 음식으로 영양을 보충해줘야 한다. 수박, 참외, 자두 등의 과일과 부추, 오이, 애호박, 배추, 아욱, 브로컬리 등의 채소에는 수분이 충분하게 들어있다. 단 평소 복통을 자주 호소하거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에는 수박, 참외, 오이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은 신체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골고루 먹이는 것이 좋다. 특히 비타민 C는 혈액을 맑게 하고 모세혈관의 순환을 도와 면역력을 키워준다. 수분과 비타민은 신선한 식재료일수록 많이 들어 있으므로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구입해서 사용하도록 하자.

이유식 중기 이후라면 닭가슴살, 쇠고기 안심 같은 고단백 식재료로 영양가 있는 식단을 준비해 아기의 기력을 보충해주도록 한다. 소화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죽을 만들어 먹이고 잠들기 직전에는 뱃속을 비워 편안한 상태로 잠이 들도록 해준다.

[단계별로 먹이는 ‘열 내리는 이유식’]

△초기(5~6개월)= 처음에는 아무 것도 섞지 않은 미음으로 시작하다가 아기가 곡류에 익숙해지면 과일이나 채소의 즙을 섞어 주도록 한다. 배, 사과 등 신맛이 적은 과일이나 양배추, 브로콜리 등을 이용하면 좋다. 오이는 95%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찬 성질을 가진 알칼리성 식품이다. 비타민 A, C가 많이 함유돼 있고 몸속 노폐물을 배출해 열감기에 효과적이다.

*찹쌀오이미음=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갈은 오이를 면보에 넣어 짜내서 고운 즙만 받아 놓는다. 냄비에 찹쌀가루 1큰술을 넣어 볶다가 생수 1컵을 붓고 묽게 끓인 후 오이즙을 1큰술 넣어 섞어준다.

△중기(7~8개월)= 영양가 있는 이유식이 필요한 때다. 닭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데다가 지방 함유량이 적어 소화가 잘 되므로 아픈 아이에게 좋다. 녹두는 열을 내려주고 해독작용을 한다.

*녹두닭죽= 쌀 35g을 물에 불렸다가 한 번 더 씻고, 녹두 3g을 불린 후 껍질을 제거해 놓는다. 닭가슴살 30g은 깨끗이 손질해 잘게 썰어 놓는다. 준비한 쌀, 녹두, 닭가슴살을 각각 믹서에 곱게 간 후 냄비에 넣고 8배의 물을 부어 고루 저으면서 끓여준다.

△후기(9~11개월)=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필요한 때다. 부추는 소화기관을 덥히고 장내 혈액순환을 도와 장을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열이 나서 기운이 없고 소화기가 약한 아이의 기력 보충에 좋은 식재료다.

*부추계란찜= 끓는 물에 데친 부추 20g과 양파 10g을 잘게 다져 놓는다. 볼에 달걀 1개를 풀고 체에 한번 내린 뒤, 다시마 국물 300g과 다진 부추, 양파를 넣고 약간의 소금간을 해준다. 위의 재료를 그릇에 담고 찜통에 넣어 쪄주면 된다.

△완료기(12~18개월)= 유아식으로 넘어가는 준비를 하는 때이므로 다양한 식재료를 부드럽게 조리해 주도록 한다. 가지는 대부분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열나는 아기의 이유식에 좋다.

*가지애호박들깨가루밥= 가지 15g, 애호박 15g, 양파 5g을 곱게 다진 뒤 냄비에 넣고 기름 없이 볶다가 들깨가루 약간, 다시마국물 15g을 넣고 끓인다. 불린 쌀 35g에 물 100g을 넣어 진밥을 지은 후, 위에 준비한 재료를 넣어 뜸을 들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권동호 (동작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